2017. 6. 14. 22:14ㆍ농막
올 여름에 접어들어 조만간 장마철이 될 텐데도 농막 안 화장실과 목욕시설을 만들지 못하고 있다.
제일 중요한 배관공사를 하지 못하였기 때문에 욕조와 변기를 들여놓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수도관, 욕조배수관 구멍을 겨우 뚫어놓고는 힘에 벅차 환풍기와 양변기배출관을 뚫으려니 자신이 없다.
가지고 있는 전동드릴에 철판용 드릴과 30mm, 50mm 초경날을 연결하여 작업을 하는 데 2mm 두께의 컨테이너농막의 외부철판을 크기에 맞추어 쉽게 뚫을 수 없어 컨테이너 업자에게 전화를 하였다.
환풍기와 양변기 구멍 두 개를 뚫어 달라하니 10만원이나 달라한다. 7만원이면 적당하다 생각하여 흥정을 해보았으나 아예 외면을 한다. 그것도 일이 밀려 이틀 후에 해주겠다니 열불이 났다.
* 욕조 자리에 맞춘 배수구
* 수도인입 구멍
철판에 구멍 하나 둘 뚫는 데에 가정용드릴이 아닌 대형드릴을 새로 살 수도 없고, 업자 말대로 이틀 기다리고 10 만원이나 주자니 참 그렇다.
정신을 바짝 차리고 농막 안에서 벽체보드와 충전재를 먼저 도려낸 다음 구멍 정중앙에 드릴구멍을 뚫고서 밖의 철판에 원을 그렸다.
두 번 작업할 경우 기진맥진이니 아예 여유를 두고 원둘레를 약간 크게 잡아 그렸다.
그려놓은 원둘레를 따라 30여개의 구멍을 2mm 드릴로 뚫었다.
그리고는 5mm 드릴로 넓게 뚫으며 옆으로 뉘여 절단 폭을 크게 만들어갔다.
그리고서 전동직소에 철판절단용 직소톱날을 껴서 조심스럽게 살살 돌려가며 철판을 끊어갔다.
아무리 조심을 하여도 운전미숙으로 철판과 날이 튕기는 순간적인 충격에 진땀이 났다.
환풍기구멍을 성공적으로 뚫은 후에 감이 잡혀서인지 훨씬 넓은 양변기배출관구멍을 낼 때에는 자신 있게 작업을 해나갔다.
보안경에 마스크에 안전장갑으로 무장을 하고 두 팔을 정신 차리고 고정해가며 작업을 하여도 서투른 목수가 배관공이 될 수 없으니 철판용 드릴 여섯 개와 직소톱날 두 개를 버리고서야 일을 마쳤다.
* 양변기 놓을 자리에 맞춘 구멍
* 뚫은 구멍에 환풍기와 100mm PVC파이프를 넣어 보았다.
한동안 침상에 널브러져 휴식을 취하지 않을 수 없었다.
전날 소나기 온 후의 파란 하늘에 떠다니는 구름이 농막 창문으로 평화롭고 아름답게 이동하는 모습이 눈에 들어온다.
농막 안에 욕조와 양변기가 들어와 좀 더 편하고 깔끔한 텃밭생활이 될 것이란 기대로 노동으로 인한 피로가 사르르 풀려버렸다.
* 손 좀 봐야 멋진 연못이 될 텐 데..... 그리고 매끈한 밭이 될 텐 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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