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4. 26. 23:19ㆍ농사
올해엔 들깨를 작년보다 곱으로 심어볼 요량으로 일찌감치 반 평 크기의 모종밭을 정성들여 만들고 씨앗을 떨구었다.
떨군 씨앗을 갈퀴로 대강 살살 훑고서는 작년과 다르게 질 좋은 상토를 적당히 덮고 가볍게 눌러주었다.
이틀이 지나고 아침에 농막에서 바라보니 참새들이 한두 마리씩 날아와서 조아먹는 게 틀림없이 들깨씨앗을 파먹는 모양새이다.
농막창문을 소리 나게 열고 닫고 하며 쫒아냈는데 오후에는 열댓 놈들이 날아들고 소리까지 질러도 도망을 가지 않는다.
* 소리를 지르면 무궁화나무로 올라 피신하고 동태를 살핀다.
요즘 텃밭에는 딱새보다 참새가 더 많다.
새집을 만들어 헛간과 그늘막 지붕에 달아놨는데 들라는 딱새는 안 들고 참새가 떡하니 들어있다.
참새가 딱새의 기세를 누른 결과가 아닌가싶다.
참새는 우리들에게는 아마도 제일 가까고 익숙한 텃새일 것이다.
그런데 참새는 딱새보다도 경계심이 더해서 딱새만큼은 사람에게 가깝게 다가오지는 않는 듯하다.
참새는 곡식을 축내게 먹어대어 보통 해조라고 하지만 벌레들도 많이 잡아먹는 관계로 딱히 나쁘게만 볼 수도 없는 새라고 생각한다.
내 텃밭에서는 풀씨와 벌레를 주로 먹기에 어느 정도 익조로서의 구실도 크다고 볼 수 있는 것이다.
* 농막 옆 헛간에 둥지를 튼 참새가 알을 품을 때가 되었나보다. 깃털을 물어왔다.
참새는 서로간에 의사소통을 잘하나보다.
맛좋은 들깨가 널려있는 모종밭을 새로운 곡식창고로 서로 알려서인지 갑자기 참새의 무리가 늘어나니 그냥 두었다가는 바로 수십 마리가 몰려들 기세이다.
그냥 두었다가는 들깨모종을 건질 수도 없다는 생각이 들어 참새가 몰려들지 못하게 하는 묘수를 생각해냈다.
쓰다 남은 노루망을 한 팔 잘라서 모종밭을 덮고, 전정하느라 잘나낸 매실나무가지를 땅에 박은 다음 노루망을 올려주고 고정을 시켰다.
모양이 그럴듯하다.
참새들이 맛난 들깨를 쪼아 먹으려 날아들다가 이상해진 모양을 보고는 머뭇거리며 퇴각을 한다.
한 시간쯤 지나고 보니 참새들의 들깨습격작전이 종료되었다.
참새가 노루망 아래로 기어들어가면서까지 들깨씨앗을 파먹을 정도로 똑똑하다면 텃밭주인은 헛수고를 한 셈이 된다.
효과의 입증은 들깨가 발아된 이후에 판명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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