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3. 26. 13:12ㆍ농사
텃밭에는 여러 가지 작물을 재배하여야 작으나마 농사하는 기쁨을 맛보기가 좋다.
텃밭 열 평만 해도 스무 가지가 넘는 작물들을 아마농군이 재배하게 되면 삼백 평 넘는 밭에서 고구마와 고추농사를 지으며 소득을 올리는 프로농군보다 더 많이 바쁘고 힘들게 땀을 흘린다는 우스갯소리를 자주 하기도 한다.
그런 말은 작은 밭에서 다양한 작물을 키우는 노력과 재미를 알기에 할 수 있는 것이다.
텃밭에서 키우는 작물들 중에서 연중 가장 긴 세월동안을 주인에게 충성을 바치며 희생하면서 약방의 감초처럼 큰 역할을 하는 녀석이 바로 대파일 것이다.
텃밭에서 대파를 잘 기르면 땅이 얼어서 대파를 캘 때에 망가트릴 때를 제외하고는 봄, 여름, 가을 내내 맛있게 먹을 수 있다.
아마 제일 맛나게 먹을 때는 요즘같이 파란 대파줄기가 좀 올라오고 겨우내 얼었던 흰색의 대파 밑동이 원기를 찾아 크고 단맛을 뿜어내는 때가 아닐까한다.
* 추운 겨울을 지낸 올봄의 토종대파
대파 맛이 제일 못할 때는 겨울지난 대파가 봄을 지나고 큼직한 꽃이 피고 난 후에 씨를 여물게 하는 때로 생각한다.
그 때에는 대파줄기도 억세게 되고 밑동도 단맛이 덜하게 되니 씨받는 대파 말고는 꽃을 과감히 잘라낸 후 캐내어 먹고, 상하지 않게 캐낸 튼실한 대파뿌리는 버리지 않고 차나 육수용으로 보관하며 사용한다.
* 작년에 직파햐여 지금 자라고 있는 대파모종
작년 가을에 밭에 떨어뜨려 키우던 대파가 부족할 것 같아 집에서 지내는 김에 대파모종을 더 만들어볼 참이다.
빈 화분에 배양토를 넣고 토종대파씨앗을 떨구고는 고운 배양토가루를 살짝 덮어주었다.
씨앗 떨어뜨린 후 엿새 만에 싹트는 모양을 보았다.
처음에는 무슨 하얀 벌레인가 했는데 자세히 보니 뿌리인지 줄기인지를 뻗어내고 있다.
밭에서는 볼 수 없는 모양이라 생명의 움틈이란 것이 신기하게 느껴진다.
잘 길러지면 토종대파모종 200주는 추가로 얻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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