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여다보면 참 예쁘다

2022. 5. 7. 21:22돌밭의 뜰

텃밭이 풀천지고 풀들도 참 가지가지다.
경운기로 갈지 않고, 제초제와 비닐멀칭을 쓰지 않으니 텃밭은 풀들의 낙원이랄까?
지금은 애기똥풀이 노란색을 뽐내며 바람에 흔들거리고, 세력을 조금씩 넓혀가는 토끼풀이 이따금 큼직한 흰색의 둥근꽃을 삐쭉 올리기도 한다.
냉이꽃 군락은 여기저기 모종들이 자리를 잡아가자 씨앗이 여물기 전에 뿌리가 잘려 거름의 길로 들어섰고, 탐스럽게 커지는 쑥은 텃밭주인내외의 담백한 주전버리인 쑥버무리에 엄청
들어갔는데도 고랑마다 푸지게 붙어 살고있다.
텃밭에서 모종들을 정식한 후에 어린모종을 보호하며 흙의 보습을 돕기 위해 모종 아래 덥는 피복재로는 한뼘 넘게 자란 쑥대와 개망초의 어린 다발잎을 최고로 친다.
고랑과 빈 밭의 멀칭옹 잡초들을 거두다가 예쁜 꽃 두녀석을 마주하고는 낫질도 잊고 한참을 들여다보며 시간을 낚는다.
모종정식은 뒷전이고 흰꽃 노란꽃을 번갈아 보기도 하고 한꺼번에 담아보기도 한다.
낫을 놓고는 전화기를 가지고와 카메라촛점을 맞춰보며 어린아이처럼 환상꽃여행을 다녀본다.

크고 화려한 꽃에 감탄하지만 아주 작은 꽃에 넋을 빼앗기는 맛도 유별나다.
꽃은 아름다우면서 고운 것이기에 때에 찌들은 사람들의 마음도 순화시킨다든가?
꽃집하는 사람들의 얼굴이 사악한 면이 없고 대부분 밝고 천진난만한 고운 표정을 가지고들 있다든가?
작은 꽃을 넋 빼고 바라보는 풀밭주인의 마음과 얼굴도 그러해지기를 바라며 예쁜 꽃들을 한 번 더 응시를 해본다.

'돌밭의 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민들레홀씨  (0) 2022.05.12
텃밭의 꽃풍경  (0) 2022.05.08
텃밭의 오미자  (0) 2022.05.06
정자 자리는 산딸기 밭이라!  (0) 2022.04.27
텃밭의 소나무  (0) 2021.11.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