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5. 12. 10:50ㆍ돌밭의 뜰
요즘은 들이나 산이나 서양민들레가 판치니 토종민들레가 자주 보이지 않기에 오래 전부터 텃밭주변에서 토종민들레를 보는 대로 캐다가 밭을 따로 만들어 주었다.
농막 옆 사과나무와 보리수 사이의 양지바른 두 평 밭과 비닐하우스 옆 한 평 밭에서 토종민들레를 재배하는데, 요즘에는 흰 민들레가 열에 한둘 꼴로 노란 민들레가 우세종이다.
흰 민들레는 전부 토종민들레이고, 노란 민들레는 꽃받침을 보고나서 구분을 확실히 한다.
텃밭에 우습게도 토종민들레 밭을 별도로 가지고 있으니 민들레꽃과 홀씨도 자주 관찰을 하게 된다.
꽃 피우고 난 뒤에 만들어진 민들레홀씨는 바람 불면 그냥 날아다니는 걸로만 알았는데, 홀씨의 모양에서 날아다니는 기능과 땅에 떨어져 정착하고 싶으면 그대로 눌러 붙는 기능 두 가지를 가지고 있음을 알고는 새삼 자연의 세계가 참으로 오묘함을 느낀다.
홀씨의 아래 부분이 씨앗이고, 그 씨앗에 아주 가느다란 줄이 달려있고 그 가느다란 줄이 낙하한 곳에 들러붙는 역할을 하는 것이다.
마침 토종민들레 홀씨가 자손을 퍼뜨리고 싶은 곳이 농막 뒤 곰취밭이고 씨앗에 붙은 줄이 떨어지지 않게 붙은 데가 냉이줄기였다.
이렇게 여러 홀씨들이 곰취밭을 공습하면 되면 곰취와 토종민들레가 혼작되는 사이가 될까?
누가 토종민들레를 뭐하느라 밭까지 따로 만들어주며 재배를 하냐고 하냐면 그냥 그렇게 하고 싶어서라고 대답한다.
딱히 그 재배의 용도가 없기 때문이다.
지금은 생각나면 깨끗하게 자란 민들레 잎 두세 개를 따서 점심 맛을 돋우는데 쓴다.
그 숫자가 꽤나 늘다보니 어쩌다 캐어내서 뿌리를 말려 차를 만들어 볼까한다.
그리고 내년부터는 예쁜 꽃 노랑, 하얀 놈들 몇 개 따서 철에 맞추어 반가운 손님 왔을 때에 꽃차를 만들어 볼까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