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7. 12. 12:50ㆍ돌밭의 뜰
농막 바로 옆에 새집을 만들어 달아주었다.
첫해에는 바라는 딱새가 입주를 하지 않고 참새가 부화를 했다.
극성스레 몰려다니던 참새들이 올해는 그 수효가 많이 줄어들고 딱새가 이따금 보이며 새집으로 들락거린다.
비가 많이 내리는 데도 부지런히 벌레를 물고 연신 들어가는 모양이다.
부화된 새끼들이 꽤나 많은 지 빗속에도 쉼 없이 먹이를 나르는 모습이 딱새의 모성애를 말해준다.
그런데 먹이를 나르는 딱새는 암놈이다.
숫놈은 암놈이 먹이를 가지고 새집으로 들어갈 때에 주변을 돌며 경계를 한다.
내가 가까이 가면 짹짹거리며 신호를 주며, 바쁘게 주변을 선회한다.
그럴 때에는 암놈은 먹이를 물고 좀 떨어진 곳에서 숫놈이 조용해질 때까지 기다린다.
새집을 들여다보고 새끼들이 몇 놈이나 있고, 얼마나 자랐는가를 살펴보고 싶어도 숫놈의 경계가 마음에 걸려 살피지를 못한다.
며칠 안 되어 갑자기 어미 새들이 보이질 않고 조용하다.
새끼들이 이소를 한 것이다.
허전한 마음에 아주 드물게 텃밭 위를 날아다니는 제비와 이따금 보리수열매를 먹으러 찾아오는 직박구리를 바라보지만 딱새만큼 가까이 농막에 접근을 하지 않는다.
이젠 딱새는 더 이상 새집에 들어오질 않는가보다 했는데, 딱새 몇 쌍이 텃밭을 바쁘게 오가다가 며칠 전에 딱새 새끼들이 이소한 새집으로 들락거린다.
따른 딱새 한 쌍인지는 모르겠으나 또 알을 낳았는가보다.
달아놓은 새집이 연속 딱새집이 되니 새집구실을 제대로 하는 모양이다.
오염되지 않은 텃밭에 벌레가 많음을 알고 찾아오는 새들이 더위로 덮인 한낮의 나른함이나 장맛비의 무료함을 달래주니 텃밭주인의 마음이 평화롭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