딱새와 놀다
2008. 5. 17. 00:33ㆍ삶의 잡동사니
텃밭에서 나오는 돌을 모아 한 길이 좀 넘는 외등을 만들은지 삼 년만에 돌탑에 붙은 작은 구멍에 드디어 딱새가 둥지를 틀었다.
텃밭에서 일을 하느라고 왔다갔다 하는데 딱새가 돌탑외등 주변을 급하게 돌며 경계를 한다.
벌레를 입에 물고 나무와 차 위로 왔다갔다하며 시위를 하여 텃밭 주인이 멀리 떨어진 곳으로 피해서 가니, 둥지로 가서 새끼들에게 먹이를 준다.
암놈, 숫놈이 바쁘게 벌레를 잡아서 새끼들을 먹인다.
둥지를 들여다보니 새끼가 네 마리 있다.
작년엔 농막 뒤 화장실 휴지박스에 둥지를 틀더니 올해는 딱새가 집을 제대로 찾았다.
한낮에 위장도 못한 채 꼼짝도 못하고 텃밭에 쭈그리고 앉아서 사진 찍느라 땀 좀 뺏다.
텃밭에 심을 것 다 심고나니 재미 있는 것도 있다.
아마 다음 주에 텃밭에 가면 둥지는 텅 비어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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