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늦은 텃밭농사

2017. 9. 30. 16:10농사





  올 초부터 농막의 부대시설을 만드느라 농사를 뒷전으로 밀어냈으니 텃밭작물들은 볼품이 영 없다.

제대로 자라준 것들은 고추, 고구마, 땅콩이지만,

고추는 첫 수확 이후로는 거름도 부족하고 병치레를 하느라 결실이 아주 형편이 없고,

고구마는 그런대로 괜찮은 수준이지만 호박고구마가 아니어서 좀 그렇고,

땅콩은 들쥐들의 공략으로 조기에 수확한 결과 생산량이 미흡했다.

                                       * 배추모종 심기

* 오랜만에 본 반딧불이

  배추모종을 남들보다 3주 뒤에 심고, 무 씨앗 파종도 또한 그렇게 늦게 하였다.

배추는 아직 도 겉잎파리가 덜 자란 형태로 아무래도 이달 말까지 속이 찰 것 같지 않 아보이고, 무는 이제 겨우 홀로서기에 성공하였으니 서리 내리기 전에 통통하게 살이 오르기가 힘들 것 같다.

배추가 서른여섯포기, 무가 이십 여개쯤 되니 속이 덜 차도 그런대로 우리집 김장을 할 수 있지 않을까하는 데 어쩔지 모르겠다.

                                      * 가운데 사이에 있는 녀석들은 솎아내고

* 무 솎아낸 것도 반찬거리


  옥수수 파종을 아주 늦게 하고 거름도 따로 주지를 않아 키 높이가 내 가슴팍 높이에 불과하다. 그렇지만 토종 찰옥수수가 늦게나마 한 두 개씩 달려 9월 중순이후로 텃밭의 간식꺼리로 역할을 충실히 하고 있다.

                                       * 농막출입구 우측으로 도열한 옥수수들



  여름더위 지나갈 무렵에 상추모종 두 가지를 열댓 개 사다 심은 건 이제야 텃밭주인에게 텃밭에서 식사를 할 때마다 몇 이파리씩 주고 있는 정도이지만 싱싱한 모양과 맛이 특품으로 분류할 정도이다.

                                  * 농막통로 좌측엔 상추들이 주인을 반긴다



  차분하게 여유롭게 절기에 맞춰가며 밭을 만들어 가면서 파종을 하면 시장에서 비싼 모종을 사지 않고도 텃밭을 가꾸는 맛을 제대로 볼 텐데, 올 농사는 텃밭인프라를 구축하는 과정에서 짬을 내어 겨우 흉내만 낸 꼴이니 덜 자란 녀석들이라고 푸대접을 할 수도 없고 모자라도 당연히 반기면서 고맙게 거두어야 할 것이다.

                               *까마중이 슬슬 텃밭에서 세력을 키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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