꿀고구마
2017. 9. 18. 18:46ㆍ농사
지난봄에 헛간을 만드는 와중에 잠깐 시간을 내어 고구마 모종 한 단을 사서 심었었다.
아내와 내가 좋아하는 호박고구마를 심으려 했지만 심을 시기를 놓쳐서인지 제천 시장에는 호박고구마는 없고 꿀고구마(?) 모종만 있어 급한 대로 사서 심었다.
농막치장작업을 하느라 제대로 돌보지를 못하고 겨우 예초기로 잡초를 한 번 제거해주는 푸대접을 받은 고구마인데도 지금은 잎이 무성하게 자라 주었다.
모처럼 아내와 같이 간 텃밭이기에 자랑 좀 할 겸 열두 놈을 캐어 봤는데 예상보다 미달 수준이지만 관반 쯤 얻었다.
에구!
그런데 이건 완전히 밤고구마다!
상처 난 데에서는 진한 냄새와 함께 끈적이는 하얀 진액이 나오고, 껍질은 호박고구마의 맛있게 보이는 황색과는 아주 다른 붉은 빛이 강하고, 날로 먹어보니 아주 뻑뻑하다.
땅콩과 함께 삶아 놓으니 아내는 땅콩만 접수하고는 고구마는 쳐다보지도 않는다! 이런!
내가 먹어보니 호박고구마 보다는 맛이 덜 하지만 나름 맛이 좋은 데 ......
집에 와서 상처 난 놈들을 골라 고구마맛탕을 만들어 봤다.
기름에 튀기고 난 뒤에 올리고당, 설탕, 꿀, 간장을 적당히 가미하여 프라이팬에서 녹인 다음 재탕을 하여 놓으니, 한입 넣고 우물거리던 아내가 연방 폭풍흡입이다!
꿀고구마가 맞는가 보다!
올해는 고구마맛탕 꽤나 먹게 생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