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늘새싹
2008. 3. 22. 00:46ㆍ농사
봄이다.
해가 지고 난 뒤에 새벽까지 함지박과 수도파이프를 얼게 만들었던 영하의 추위도 아침햇살을 받고는 힘없이 물러나고, 해 뜬지 세 네 시간쯤 지나면 농막 뒤편 응달에 위치한 화장실로 통하는 얼은 수도파이프도 맥없이 풀리고 만다.
작년 초겨울에 심은 텃밭의 마늘이 드디어 고개를 내밀었다.
작년보다 일주일 쯤 빨리 새싹을 보여주고 있다.
마늘을 쪽을 내어 심고는 텃밭에서 긁고 베어낸 잡초로 두툼하게 이불을 덮어준 것 밖에 없는데 신통하게도 튼실한 새싹을 내고 있는 것이다.
취미농사로 마늘을 재배하는 경우, 비닐멀칭을 굳이 하지 않아도 텃밭에 지천으로 깔려있는 잡초를 이용하여 마늘밭을 덮어 주는 것으로 충분하다.
영하 20여도의 강추위에도 얼어 죽지를 않고, 비닐을 걷어내는 수고도 필요 없을 것이며, 잡초피복으로 상당한 잡초의 발생억지효과를 얻을 수도 있다.
프로들이 흔히 하는 비닐멀칭을 하지 않고도 얼마든지 마늘농사를 재미있게 할 수 있는 것이다.
4월말까지는 몇 차례 거름을 줄 것이다.
거름은 텃밭에서 만드는 질 좋은 인분주이다.
인분만으로는 부족하기 때문에 깻묵가루와 미강을 섞어 발효시켜 만든다.
재작년에 마늘을 심어 재미를 보았던 터라 작년에는 좀 욕심을 부려 늘려 심었다. 올해 잘 되면 달고 맵고 단단한 텃밭의 육쪽마늘을 여섯 접 거둘 것이니 김장까지도 충분히 할 것 같다.
빼 꼼이 내민 귀여운 마늘 싹이 참으로 예쁘다.
'농사' 카테고리의 다른 글
얼렁뚱땅 땅콩심기 (0) | 2008.04.11 |
---|---|
텃밭의 표정 (0) | 2008.03.22 |
봄의 소리 (0) | 2008.03.16 |
요것도 김장배추라? (0) | 2007.12.01 |
대접받는 텃밭 배추 (0) | 2007.11.0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