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 8. 13. 11:40ㆍ삶의 잡동사니
지난 달 중순경에 화장실에서 말벌에게 한 방 쏘여 병원에 가서 주사를 맞는 등 혼이 났었다.
몇 년전엔 말벌침 이십여 방을 맞고도 꺼떡 없었었는데, 단 한 방에 손이 퉁퉁 부어오르고 혈압이 40 이상 상승하는 이상현상을 초래케하니 벌침에 면역이란 없는 듯하다.
헛간에 말벌이 돌아다니기에 농막 주변을 한 바퀴 둘러보니..... 아이쿠! 이게 웬일이냐?
말벌집이 다섯 군데에 있고, 이름모를 새까만 벌이 창문 위에 집을 지어 애벌레를 키우고...이 더위에 한창 집을 키우는 공사를 하느라고 벌들의 움직임이 분주하다.
농막 출입구 위에 하나, 화장실 가는 헛간 위쪽 지붕 아래 하나, 취수통 옆에 하나, 취수통 아래쪽에 두개, 모두 다섯 군데에 말벌들이 잔뜩 들러붙어서 증축공사중이고, 까만 벌집이 창문 위에 붙어있으니 농막 둘레를 온통 벌들이 점령을 해가는 중이다.
올려다보니 요놈들 노랑눈들이 한꺼번에 째려보며 여차하면 달겨들 기세이다!
이건 농막이 아니라 아예 봉막이다!
벌을 건들지 않고 조용히, 살살 지내면 쏘이지 않겠지만 나도 모르는 사이에 벌을 건들 경우가 많아 위험천만이고 신경이 쓰여 도무지 화장실이고 목욕실을 마음놓고 다닐 수가 없다.
언제나 사주와 공중을 경계하며 농막주변을 다녀야할 형편이 되었다.
지난번에 말벌에 쏘였을 때에 바로 주변을 둘러보고 말벌의 세력이 미쳐 크지 않았을 때에 소탕을 했어야했는데 지금은 겁이 날 정도로 온통 벌에게 둘러싸인 형상이다.
이년 전에도 말벌 소탕작전을 펴다 어깨에 두 방 맞은 적이 있어 함부로 말벌소탕을 벌일 일이 아니라는 것을 아는지라 가볍게 움직일 수가 없다.
우선 창문 위의 까만벌의 집이 조그맣고, 출입구 위쪽의 말벌집이 주먹만한 크기로 세력이 약한데다 바로 제거를 할 필요성이 있기에 우선 급한 대로 분사식 살충제로 맹공을 퍼부어 쉽게 처리하였다.
그러나 나머지 네 군데의 말벌 집은 그 크기가 이미 한 뼘이 넘고 말벌이 수십 내지 백여 마리이상 붙어있어 완전무장을 하고 작업할 것을 요한다.
마침 아래 밭에 사람이 일하러 왔기에 말벌 이야기를 하니 꽁무니를 빼며 함께 나설 눈치를 보이지 않는다. 인근마을에서 한 사람이 말벌에 쏘여 사망하였다는 이야기만 하고 말이다.
할 수 없이 다음 번 텃밭에 갈 때에 처리하기로 하고 미루었다.
말벌주나 노봉방은 민간요법에서 귀중한 대접을 받는 약재라고는 하나, 텃밭을 즐기며 건강하게 사는 입장에서는 극성을 떨며 말벌을 생포하고 말벌집을 탐할 일도 아니기에 살충제로 초토화시키고 말벌집을 제거하기로 마음먹었다.
다음 번 텃밭 갈 때까지 말벌들이 상당히 크게 말벌집을 만들고 개체수도 많이 늘텐데 좀 걱정이 된다.
더위에 중무장으로 땀 빼며 양손에 살충분사기를 들고 쏘며 말벌들을 소탕하여야 하는 작업을 해야한다.
한동안 더위핑게와 게으름으로 텃밭은 온통 잡초로 덮여가는데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