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낮에 달을 보며

2008. 8. 23. 11:20삶의 잡동사니

 사느라고 바쁠 때에는 주변의 일과 자연의 변화를 느끼기가 쉽지 않다.

어찌 보면 바쁘게 산다는 것은 여유를 느끼면서 만족스런 삶을 사는 것이 아닌지도 모르겠다.

 오랜만에 파란 하늘에다 바람이 시원하기까지 하다.

이런 날씨에는 텃밭에서 흘리는 땀이 더욱 즐거움을 준다.

텃밭일이 바쁠 일이 아니고, 살기위해 텃밭을 하는 것도 아니라 느긋한 시간을 일부러 가져보느라고 공연히 텃밭을 어슬렁거려 보기도하고 그늘에 앉아 늘어져보기도 한다.

 생각하기 나름이겠지만 게으름과 여유로움은 아마도 사람에게 최대의 행복을 주는 몇가지 중요한 요소 중 일부에 해당될 것이다.

 땅콩 밭에서 세력을 넓혀가는 바랭이를 호미로 긁으며 뽑아내다가 이마에 흐르는 땀을 닦으며 허리를 펴고 시원하게 펼쳐진 파란 하늘로 눈을 씻어본다.

그렇게 상쾌할 수가 없다.

이 맛에 호미질을 하는가보다.

 파란 하늘에 백중이 며칠 지나 좀 찌그러진 달이 떠있다.

보통 한낮의 달이 무슨 이야기 거리가 되는 건 아니지만 혼자 지내는 텃밭에선 그도 눈요기감이 되기에 잠시 쉬면서 텃밭을 다니며 여기저기에서 올려다본다.

조그만 텃밭농사에도 풍요로움을 느끼는 마음이 일어서일까?

낮에 뜬 달을 바라보며 느긋한 마음에 젖어본다.

 

* 수세미 꽃과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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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못의 수련과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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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편의 용두산 위에도 뜬 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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