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11. 12. 22:15ㆍ농사
배춧잎을 마구 먹은 벌레 때문에 올 김장용 배추도 수확을 못할 것 같다는 걱정을 많이 했는데 날씨가 추워지면서 벌레들의 힘이 빠졌고, 게다가 목초액, 막걸리, 식초, 우유 등을 기습적으로 뿌려댄 결과 벌레들을 뿌리친 망사로 둘러싸인 배추에도 속이 들었다.
11월 들어 계속 서리가 내리고 추워지니 배추의 자람도 속도가 많이 줄어 더 이상 커지기를 바라는 게 무리일 것 같다.
제천 돌밭은 추위가 일찍 오고, 엄동이 길은지라 마을사람들은 11월 들면 바로 김장을 한다.
올해는 시월 중순 전에 첫서리가 내리고 얼음이 얼은 것에 비추면 한 달이 지난 지금까지 배추와 무를 밭에 놔두는 것이 오히려 이상하다.
아마 이러한 기후도 기상이변으로 이해를 해야하나보다.
더 이상 배추와 무를 놔둘 수 없어 수확을 하였다.
벌레 먹은 배춧잎을 벗겨가기를 반복하니 맛 좋은 파란 배춧잎을 모두 버리게 되고 깨끗한 배추는 그 포기가 엄청 줄었다.
밭에다 버린 벌레 먹은 배춧잎이 거둔 배추포기보다 많을 정도니 올 배추농사도 아주 창피스런 수준이다.
아들들이 김치를 많이 먹지 않고, 우리 부부 또한 먹성이 예전 같지 않아 김치를 많이 담글 필요가 없는 것이 다행일 정도니 남 보기 부끄럽다.
배추의 양이 그러하니 20여 개 추가로 거둔 무도 남을 정도다.
쪽파, 대파는 대풍이라 그런대로 체면이 섰지만 올겨울 내내 쪽파김치만 먹을 수도 없고, 파 기름 내어 요리만 할 수도 없는 일!
쪽파는 반을, 대파는 대부분을 밭에서 월동 시켜보기로 작정하고 쓸쓸하게 변해가는 텃밭을 지키라고 하였다.
*김장이 아니고 김치 담그느라.....
*맛 좋은 파란 잎은 벌레에게 뺏기고....
*쪽파 다듬는 중노동.....허리 아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