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생활

2009. 7. 28. 17:55마음, 그리고 생각

 모처럼 예술의 전당을 다녀왔다.

한국 현대사진 대표작가전이란 사진전시회를 구경하느라 미술관을 찾은 것이다.

작가 중에 한 사람은 직장생활 할 때에 사진클럽에 초빙하여 사진이론과 실기를 배운 적이 있어 자주 만났던 작가라 친근감이 더하여 즐거운 관람이 되었다.

         * 미피의 즐거운 미술관....애들과 함께 보면 좋겠는데.... 입장료가 일인당  \15,000- !

         * 사진작품은 촬영금지라 미술관 벽에 붙은 걸 찍어보았다.

 

 

         * 세계보도사진전도 보고 싶었지만 그냥 통과! 

 

 그런데...

관람료가 일인당 \8,000-이다.

꽤나 비싸다. 어디 누구나 그런 사진전 관람 쉽고 마음 편하게 할 수 있겠나?

다른 전시메뉴를 더 볼까 했는데, 그것도 일인당 \8,000-이다.

음악회는 보통 \20,000-이상이고,

뮤지컬이나 오페라 등은 보통 \100,000-내외이다.

이거 어디 문화생활 할 수 있겠냐?

 

 흔히 예술 하는 사람들은 우리나라 사람들의 예술수준이 낮고, 풍토가 조성이 되어있지 않고, 정부에서도 지원을 해주지 않는다고 푸념들을 한다.

그러나

그들 스스로가 예술시장의 장벽을 만들어 온 것이 아닐까?

예술가와 작품의 전시나 공연을 기획하는 자들 스스로가 아집에 사로잡혀 대중들의 시선조차를 끌어내지 못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

관람료부터 낮추어야 한다.

사람들이 예술의 맛을 보려 주머니의 돈을 끄집어내는 데 주저함이 없어야 될 것 아닐까?


 사진을 좀 이해한다 생각하는 내 자신도 관람은 잘 했지만 입장료가 너무 비싸다는 생각을 하는데, 그렇지 못한 사람은 돈이 아까워서 틀림없이 외면할 것이다.

같이 간 아내와 두 명의 일행들도 거의 같은 생각들이었다.


 관람을 하고 간단히 점심을 하려하는데.......

뭐 설렁탕이나 콩나물국밥 같은 거 눈을 아무리 씻고 여기저기 쳐다봐도 찾을 수가 없다.

외국말로 간판을 쓴 패스트푸드점만 보인다.

제일 싸게 먹을 수 있는 메뉴가 \8,500-이다.

아들과 내가 양이 모라랄 것 같아 빵 두 조각 더하니 일인당 \10,000-이다.

이런 염병할!

예술 즐기는 인간들은 저렴한 가격의 고추장과 된장이 들어간 음식을 먹으면 배탈이 난다더냐?

인생을 우아하게 즐기며 사는 인간들은 뱃속에 양식만 쳐 넣어야 하는 것이냐?

이것이 국가의 막대한 지원금을 받아 운영되고 있는 우리나라 문화예술의 중심지의 현실이며 작태이다.

문화예술 하거나 즐기는 인간들은 주머니가 돈으로 가득 찬 인간들이어야 하는가?

 뭐 일인당 일회의 문화생활에 이 만 원도 들지 않았는데 그런 걸 가지고 그러냐고 할 수도 있겠지만, 내 생각엔, 나도 우리나라의 중류층 이상에 속한다고 생각해온 내 생각에도, 한 순간의 문화생활을 즐기는데 드는 비용이 너무 큰 것이다.

내 생각이 맞는 거라면 문화예술을 주무르는 부류에 속한 인간들이 처음부터 우리나라 인구의 절반이 넘는, 아니 아마도 삼분의 이 이상의 고객을 외면하고 있는 것이나 다름없는 것이다.

값싸게 문화예술 공간을 드나들고 그곳에서 설렁탕이나 빈대떡을 즐기면 머리와 가슴이 텅 빈 인간이 되는 것이냐?


 높은 수준의 문화예술이 대중과 함께 하려면 처음부터 대중들이 가까이 접할 수 있는 환경을 문화예술 하는 인간들이 만들어가야 할 것이다.

문화예술의 시장이 척박하다고 불평할 것이 아니라, 그리고 우리나라사람들의 문화 예술적 감각이 모자란다고 탓할 것이 아니라 관람료와 부대시설 이용료부터 대폭 낮추어 주머니가 가벼운 사람들도 문화예술의 공간을 자주 들르고 갈증을 풀 수 있도록 문화예술로 밥 먹고 사는 이들이 스스로 풍토조성을 해야 되리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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