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 11. 7. 00:28ㆍ삶의 잡동사니
올해는 벌써 벌침을 세 번이나 맞았다.
한 번은 취수통 손보러 가다가 조그만 노랑탱이의 집중공격(나무로 뒤덮인 오솔길을 낫으로 치며 가다가 벌집을 건드렸다. 양복바지쯤은 침이 그대로 박아버린다. 무지하게 아프다)을 받아 무릎 위쪽과 허벅지, 그리고 양 손목을 열댓 방 쏘여 혼이 났었고, 두 번째는 콩밭 풀 메다가 호박벌 한 놈이 팔뚝에 깊숙하게 한 방(엄청 아프고 땡땡하게 부어오름), 세 번째는 빨갛게 잘 익은 고추 두어 관 따고 저녁 맛있게 먹은 후 밤중에 목욕하러 샤워장에 갔다가 본의 아니게 말벌 사냥하는 중 어깨와 목 사이에 두 방을 맞았다.
벌은 건들지 않으면 공격을 안 하니 조심을 하면 되겠지만, 어디 마음대로만 되는가?
샤워장에 날벌레가 좀 있기에 목욕하러 들어가기 전에 에프킬라를 조금 뿌렸는데 웬 말벌이 윙윙거리며 머리위로 시위를 한다.
밖으로 도망가서 정신을 차려 에프킬라 쌍권총을 휘두르며 샤워장에 진입하며 마구 살포했다.
허허! 이놈들 별거 아니 구만 하며 컨박스 외등에 몰려드는 놈들에게 집중살포하니 밤중에 윙윙소리지르며 등 주변으로 뱅뱅도는 모양이 재미있다. 요놈들 작년에 네놈들에게 내 머리통, 손등, 발목, 다리통등에 이십 여방 쏘여 삼일을 몸살한 댓가다!
죽어봐라! 히히히...
이 놈들 힘이 장사라 여러 번을 직접 총을 맞고도 바로 낙하하지 않고 외등 주변을 계속 선회한다.
신나게 쌍권총을 발사하는 와중에 용감한 놈이 내 목덜미로 돌진하여 들어와 드디어 왼쪽 어깨죽지에 한방을 깊숙하게 찔러댔다.
크악! 쌍권총 내려놓고 수건 들고 마구 목덜미와 뒷머리 통을 후려치는 데도 계속 윙 소리와 함께 또 한방! 우~욱!
할 수없이 컨박스에 들어가 옷을 급하게 벗어보니 외리 안쪽에 한 놈이 붙어있다.
성질이 솟구쳐 밟아버리고 다시 중무장을 하고서 나갔다.
쌍권총 계속발사!
결국 이 놈들 60 여 마리 전부 졸도하며 낙하.
조심조심하며 목욕을 끝내고 들어와 약을 바르고 심호흡을 하는 데도 계속 가슴이 두근두근하다.
다음날 아침에 샤워장 안을 구석구석 살펴보니 저수탱크 아래 비닐 안쪽에 누런 말벌집이 보인다.
에구머니나! 여러 놈이 날 노려본다.
저걸 어쩌나?
노봉방이 각목에 단단하게 붙어있어 쉽게 떼어내지 못하겠다. 이 궁리 저 궁리 해보아도 묘책이 없다.
적당한 연장을 찾으려고 저수탱크 아래 연장창고를 열어보니 위쪽 구석으로 노봉방이 큰 수박 반쪽만 하게 붙어있다. 샤워장과 연장창고에 연이어 벌집을 크고 단단히도 지어 놓았다. 벌집위에 붙어있는 이십 여 마리가 노란 눈을 똥그랗게 치켜뜨며 날 노려본다. 아구야....조심조심 후퇴다.
그 때 이후로 말벌 눈치 슬슬 보면서 지냈다. 안 건들께 봐주라!
작년과 올해에 네번의 벌침요법을 시술당해 이제 이력이 났나보다.
말벌침 두어 방은 참을만 하다.
지금은 날씨가 차서 벌은 안보이고 조용하다.
날 잡아 벌집을 떼어낼 것이다.
노봉방은 귀한 약재로 쓰인다. 한의사의 처방에 따라, 그리고 민간요법등으로...(당뇨. 관절염.간질.두통.정력감퇴<천연비아그라>,...)
노봉방 떼어내서 애벌레나 번데기가 있으면 내린소주에 몇통을 담가볼 예정이다.
내년 봄쯤 정력이 약하다고 공인된 회원님 네분만 초대해 널브러지게 술판을 벌려볼까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