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6. 2. 22:51ㆍ비닐하우스
비닐이 찢겨진 채로 몇 년 동안 방치되었던 비닐하우스를올봄에비닐을 새로 씌웠다.
전에 사용했던 비닐보다 50% 더 두꺼운 0.15mm 두께라 5년 이상은 끄떡없이 버틸 것 같다.
런데 올봄부터 본격적으로 텃빝생활을 하려했지만 7년을 방치한 텃밭이 묵밭이 되고,
나이 들어 예전같이 힘을 팍팍 쓰지 못하거니와, 공유로 되었던 농지를 새로 분할측량하고 개별소유권등기를 하면서 컨테이너농막을 내 밭 자리로 옮기는 과정에서 해야 할 일거리가 많아 심신이 고달팠다.
헛간을 다시 만들어야하고 그에 따른 작업을 하느라 땡볕에서 진땀을 내어봤자 눈에 띄는 변화가 없었다.
생각 끝에 남이 씌운 차광망을 관찰하고 견학한 후에 인근 대학에서 교수로 재직 중인 직장후배를 시간 날 때에 맞추어 불러 둘이서 차광망 씌우기를 시도했다.
예전에 둘이서 비닐도 씌웠는데 차광망 정도야 뭐 식은 죽 떠먹기지!
그러나 비닐하우스를 애당초 거대하게 만들어 비닐 씌우기나 차광망 씌우기가 좀 힘들다.
가로6미터, 세로12미터, 높이5미터반이다.
사온 차광망을 길이로 펴놓고 2~3미터 간격으로 차광망의 둘레부분을 묶은 다음 줄에 주먹만 한 돌을 달아 반대편으로 던진다.
그런데 줄로 돌멩이를 묶는 거부터가 편치 않다. 던지다가 줄이 풀리면 다시 또 처음부터 해야 하니 말이다.
그런데 후배가 아이디어를 냈다, 비닐봉지에 돌을 담아 묶은 다음에 던지면 쉽지 않겠냐고.
에구! 왜 진작 그런 생각을 못했나!
대학교수는 아무나 하는 게 아니다! ㅎㅎ
돌담은 비닐 묶은 줄들을 반대편으로 넘기고 나서는 살살 끌어당겨 차광망을 비닐하우스 꼭대기로 올린다음 비닐하우스 기둥 위에 부착한 고정구에 차광망 둘레를 묶어나간다.
이때 차광망이 울지 않도록 간격을 일정하게 펴가면서 고정을 하면 모양이 좋게나온다.
차광망을 씌우니 참 편하다.
비닐하우스에 차광망을 씌운 다음부터는 목수일은 당연히 그늘에서 한다.
비가 내려도 지장 없다. 시원하게 내리는 비를 즐기면서 톱질을하고 대패를 돌린다.
차광망을 씌우면 비닐의 수명도 연장되어 10여년을 버틴다고 들었다. 비닐이 햇볕에 직접 노출되는 것을 가려주니 부식이 늦게 될 것이며, 차광망이 비닐 펄럭이는 것을 어느 정도 잡아주니 하우스서까래와의 마찰을 좀 줄여주는 것이 아닐까?
어쨌든 경험있는 농부의 말이 맞을 터이다.
앞으로 10년 이상이라?
그러면 내 나이 팔십이 지나도 텃밭생활을 한다면 앞으로 비닐하우에 비닐 씌우기는 기껏해야 한번 더하면 끝이겠구나!
어쨌든 22평 거대비닐하우스의 용도가 극대화되는 기분을 느끼면서 지내니 텃밭에 멋진 비닐하우스를 예전에 만들은 것은 탁월한 결정이었다고 할 수밖에!
오늘도 차광망 쓴 비닐하우스 아래서 농막헛간에 달을 문짝을 뚝딱 하며 잠깐사이에 만들어댄다!
그 안에 목공작업대까지 만들어놨으니 나는 목수인지 농부인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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