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5. 12. 15:17ㆍ비닐하우스
텃밭에 지어놓은 스물두 평 비닐하우스 안에는 남쪽 부분에 작년에 심어졌던 쪽파 한 평이 있고, 금년에 고추 열개, 토마토 열 개의 모종을 심었으니 농사를 위한 비닐하우스라기엔 좀 창피하다.
그래도 저절로 덜어진 아욱씨앗이 발아되어 자라고 있고, 상추씨앗이 나올 태세라 조금의 역할을 더하고 있다고 볼 수 있으려나?
그래보았자 모두 다섯 평 정도에 불과하니 프로가 보면 혀를 찰 일이다.
취미농군이 비닐하우스에서 농사를 제대로 하기는 노지보다 더 어렵다. 하우스 안에서 모종을 만드는 것은 더욱 어렵다.
텃밭을 자주, 오랫동안 비우기 때문에 적기에 물을 주는 일이 참으로 귀찮고 어렵다. 그리고 실내온도를 관리하는 일도 쉬운 일이 아니다.
요즘 프로들의 비닐하우스를 보면 입이 벌어진다. 관수시설 자체가 그야말로 야채공장 수준이다.
텃밭 비닐하우스는 있으면 편하고 없으면 매우 아쉽다.
텃밭 비닐하우스는 다용도로 쓰이기에 만들어 놓으면 그 활용가치가 매우 크다.
농사용 이외에도 쉼터, 작업 터로서의 이용가치가 좋기 때문이다. 텃밭에 비라도 내리면 좋은 걸 실감한다. 빗소리를 들으며 의자에 앉아 텃밭을 내다보면 부자같은 기분을 느끼게 된다.
텃밭에 닭장 만들 준비를 하고 있다.
농업용파이프를 비싸게 살 수 밖에 없는 취미농사꾼이 열다섯 평 정도의 농업용파이프로 만드는 닭장을 지으려하니 암만해도 미친 일이라 포기하고, 세 평 크기의 목재로 만드는 닭장으로 눈을 돌렸다.
치 오픈, 열두 자 각재 한 묵음(8개)이 만 오천 원이라 네 묶음을 샀다.
세 평 정도의 작은 닭장의 기둥, 도리, 보, 서까래를 동시에 해결할 목재로서 알맞은 것 같다.
그런데 비닐하우스 한 쪽에 묶은 채로 놔두었더니 곰팡이가 피었다.
거친 면도 다듬고 휘어짐도 방지하기 위하여 대패질을 하고 건조가 잘 되도록 작업을 하는 중이다.
이번 기회에 아예 작업용 받침대도 만들어 쓰니 아주 편하다. 땅바닥에 쭈그리지 않고 서서 일하니 능률도 오르고 몸도 편하고, 게다가 널찍한 비닐하우스 안이라 더더욱 좋다.
무거운 전동대패가 가뿐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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