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닐하우스 비닐 씌우기 (2)

2008. 4. 11. 11:26비닐하우스

 

 지난주에 비닐하우스의 비닐을 지붕과 벽의 일부를 끝내고 마무리를 못한지라 마음이 가볍지를 못하였었다. 더구나 비가 내리고 바람이 세게 불고 있다는 텃밭에 간 친구의 전화를 받고는 불안하기까지 하였다.

 그러나 며칠 만에 가 본 텃밭의 비닐하우스는 여전히 크고 당당하게 서있다.

아무렴! 내 얼마나 튼튼하게 만든 것인데!

다음날 아침 일찍이 서두러 치마비닐을 치려고 했는데 또 한번 착오가 있다.

치마비닐의 길이가 두 자인데 패드에 걸려고 하니 땅에 닿고 흙에 묻히는 부분이 너무 적어 힘을 받지를 못한다. 할 수 없이 한 시간 넘게 패드를 반 자 정도 아래로 다시 설치하고 치마를 두르니 그럴 듯하다.


 다음엔 개폐비닐을 고정하는 작업이다.

길이가 2 미터뿐이 안 되어 쉽게 패드에 걸린다.

혼자 하는 작업이라 비닐이 팽팽하게 치기가 힘들지만 뭐 그런대로 쓸만하다.

쭈글쭈글한 옷 좀 입혔다고 주인에게 무어라 할 비닐하우스가 아니라 작업속도를 좀 빨리하여 동서 양쪽의 비닐을 걸고 개폐기를 달았다.

 개폐비닐을 내리고 문을 닫으니 바로 온도가 상승하고 느긋하게 비닐하우스의 천장을 쳐다보는 주인의 얼굴에 땀을 흐르게 만든다.

양쪽 개폐비닐을 활짝 올리니 시원한 바람이 통풍이 되며 열기를 금방 식힌다.

만족스런 웃음이 만개한다.

 

 충분한 휴식을 갖고는 비닐하우스 안에서 어슬렁거리며 무얼 심고 가꿀지를 생각하다가 이내 남쪽 윗부분에 환풍기 설치를 시작한다.

이 놈 또한 쉽사리 되지를 않는다.

인터넷에서 검색한 환풍기의 설치구멍 크기로 패드를 조립했는데 실물의 크기가 좀 작다. 할 수 없이 패드를 추가로 손 보고 자동덮개를 부착한 환풍기를 끼워놓고 피스로 고정을 하였다.

환풍기가 작아도 유압식이라 꽤나 무거워 안심이 되지를 않아 끈으로 고정을 더 하였다.

두 시간에 걸친 사다리를 타고 오르내리는 서커스를 한 뒤에 옷 입히기를 일년간 미루어오던 일간겸용 비닐하우스는 드디어 완성이 되었다.

그리고 나서는 밤에도 비닐하우스에 드나들 생각에 전등도 달았다.

 

 

텃밭이 있는 동네에서 제일 높은 비닐하우스가 그것도 마을에서 제일 높은 산 아래쪽에서 당당한 모습을 뽐내고 있다.

텃밭의 재산목록 제1호인 농막에 이어 제2호의 재산으로 등재된 기쁨을 누린다.

 

  

 이제는 텃밭재산목록 제3호가 될 닭장이 눈앞에 어른거리게 되는 텃밭생활 5년차에 접어들었다.

  그러나 내손으로 혼자 짓는 세 칸 흙집은 언제 시작을 할지 아직도 정하지를 못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