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늘한 바람이 불어와도
2018. 8. 18. 23:34ㆍ마음, 그리고 생각
어젯밤에는 서늘한 바람이 불어와 가을 냄새가 나는 듯했다.
자정 무렵에는 밤하늘의 별들이 각각의 자태를 시원스레 뽐내고, 송학산에서 불어내리는 서늘한 바람은 옷깃을 여미게 만들었다.
예초기 돌리느라 새벽에 시간 반, 해질 무렵에 시간 반을 땀 흘리며 하루에 두세 번을 목욕하고 빨래하느라 몸은 피곤하지만 맑은 밤하늘에 초생 달과 반짝이는 별들과 희뿌옇게 남북으로 뻗친 은하수 구경을 놓칠 수 없어 카메라를 들고 두 차례에 걸쳐 서늘한 밤공기를 마셔가며 한 시간 넘게 어둠속에서 밤을 즐겼다.
시원해지고 계절이 바뀌는 것은 알겠는데, 왜 비가 안 내리나!
폭염에 소나기는 알맞은 메뉴이지만 그 놈의 맛있는 소나가는 언제 맛을 볼까?
나 같은 아마농군이 애를 태우는데, 프로들의 가슴이 타들어가는 건 얼마나 기가 막힐까?
타들어 가는 가슴을 시원하게 씻겨줄 비야 어서 내려라!
일그러지는 농심이 없이 풍성한 수확의 기쁨을 불러올 시원한 비야 어서 내려라!
밤하늘의 별빛잔치를 멋들어지게 바라보며 어둠을 유영하면서도 내일의 가뭄과 폭염을 걱정하는 농사하는 이들의 마음을 자꾸자꾸 생각을 한다.
김장용 배추와 무 밭을 몇 평 만드는 데도 힘이 들고 걱정이 많은데 몇 백 평, 몇 천 평 밭을 일구는 프로의 마음은 어떠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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