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가위를 지내며

2018. 9. 27. 18:04마음, 그리고 생각

 올 한가위를 아주 조촐하게 지냈다.

예전과 다르게 차례에 참석한 식구들이 많이 줄었다.

작은 며느리가 고향에 갈 일이 있어 참석치 못하였다.

형수와 조카가 같이 못하여 마음이 아프다.

조카가 디스크수술 후유증으로 기동을 못하는데다가 형수님 또한 몸이 불편하여 우리 집에 오시지를 못하였다.

명절 때면 같이 차례를 지내던 이모님도 병환이 깊어서 그 쪽 식구들이 참석치 못하였다.

집에서 차례를 지내지 않는 누님과 매형, 그리고 조카식구가 같이 하였다.

아내가 힘들여 정성들여 차린 상이 정갈하고 푸짐하였으나 음복을 한 식구들은 12명에 불과해서 좀 서운한 기분이 든다.

다가오는 설날에는 다시금 20여 명이 북적되기를 빌어본다.

 

 한가위 다음날에는 아내와 작은 아들이 함께 성묘를 다녀왔다.

아들과 함께하는 문안인사라 발걸음이 가벼웠다.

그러나 가까운 김포 풍무동 천주교묘역에 모신 부모님을 여느 때처럼 자주 찾지를 못해서인지 잔디가 아주 좋은 상태가 아니어서 죄스러움을 느꼈다.

 

 성묘를 다녀오는 길에 집에서 가까운 맛집인 덕화원에서 탕수육과 간짜장으로 점심을 했다.

생활의 달인에 나왔던 맛집이지만 그동안 알지도 못했는데, 먹어보니 좋기는 한데 굳이 멀리 찾아서 먹으러가는 수준의 맛집은 아니라고 보겠다.

방송이나 인터넷 블로그에 소개된 맛집들이 대부분 상업적 홍보로 도배된 것들이 많은 것에 비추어 볼 때는 그런대로 괜찮은 정도의 수준이였다.          

 

 다음날에는 아내가 보고 싶어 하던 샤갈전시회를 다녀왔다.

가슴과 눈에 정서적감정이 부족한 내가 많이 다녀야 할 곳이 예술공간이다.

작품들을 일일이 보고, 시선을 끄는 기획물, 전자기기를 이용한 작품해설 등을 볼 때예전과 달리 미술품전시의 수준이 많이 발전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러나 내 보기에 전시회의 흠이 몇 가지 있다.

샤갈의 작품전시회를 대부분 판화로 채웠다는 것,

입장료가 너무 비싸다는 것이다.

나와 아내는 노땅이라 50%만 내고 한 시간 넘게 잘 즐겨서 불만은 없지만, 학생 청소년들이 부담해야하는 입장료가 가히 바가지수준이라 할 것이다.

대가의 작품전시로 꼭 돈을 많이 거두어야 하나?

학생들이라면 2~3천원 수준의 입장료를 내면 족할 텐데 말이다.

어쨌든 전시회 마지막 날이긴 하지만 수많은 인파로 북적대는 전시회를 돌아보며 우리나라 사람들의 예술사랑수준이 선진국수준이라 할 수 있겠다 하는 생각을 하였다. 

나도 그 중의 하나가 되려고 애쓰는 인간이기도 하고 ㅎㅎ .

 

 점심은 예술의 전당에 있는 트랭블루에서 뷔페로 했다.

요리의 가짓수가 많고, 깔끔하게 담아놓은 음식에 홀려 조금씩 맛을 보다보니 부부가 모처럼 배를 두드리며 포식을 하였다.

호텔수준, 조리공간의 완전노출, 내부설비 등 만족스런 수준인데 값은 1인 당 46,200.

점심 배부르게 잘 먹고 집에 오니 조갈이 많이 난다.

대중을 상대로 하는 음식은 역시 짜고, 달고...+조미료 듬뿍 인가?

내가 외식을 좋아하지 않아서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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