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늘한 밤공기

2008. 9. 1. 21:58마음, 그리고 생각

 요즘 날이 벌써 가을의 냄새를 풍기고 있다.

예초기 작업으로 온몸이 땀에 젖어도 겉옷을 벗으면 시원한 맛에 땀 흘리는 맛을 알만하다.

 저녁을 먹고 차 한 잔의 여유를 즐기다 보면 열 시가 넘어 농막이 어둠에 푹 싸이고 남쪽 산 너머 제천시의 희끄무레한 밝음이 농막 뒷산의 능선을 어슴푸레하게 만들어주고 있다.

 이따금 반딧불이가 두세 마리 텃밭 위를 선회한다.

예전엔 흔하디흔한 개똥벌레를 수십 마리나 잡아서 호박꽃 속에 넣고 어둠 속에서 쏘아 다녔는데 지금은 겨우 몇 마리를 보기도 힘들다니.

 

 잠을 자다가 깨었다.

어깨가 써늘하고 등도 차가운 느낌이다.

전기담요의 불을 켜놓고는 텃밭에 나가본다.

작아져가는 그믐달이 밝게 빛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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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믐달도 눈부시다?

한가위를 준비하는 달의 기운이 밤하늘에도 역력히 나타나는가보다.

 동북쪽에 별들이 한 무리 이루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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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똑딱이라 신통치 않다)

그믐달의 화려함에 눌려 많은 별들이 주눅이 들어 자정 넘어 펼치는 군무에서 빠져나갔나보다.

차가운 산골짜기의 공기 맛을 깊숙이 들어 마시고나니 농막은 아늑하고 따스하게 느껴진다.

 새벽공기의 맛을 들이키며, 그리고 싱그러운 산골짜기의 이슬을 만지며 텃밭을 돌아보는 촌부의 부지런함을 빼앗기지 않기 위해 다시금 눈을 붙여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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