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9. 26. 17:05ㆍ삶의 잡동사니
인천저축은행 3층 사무실에서도 이따금 생선비린내를 맡는다.
비위가 상할 때도 있지만, 어느 땐 킁킁대며 무슨 고기일까 맞추어보기라도 할 양으로 냄새를 맡아보기도 한다.
조기, 갈치, 우럭, 박대, 가자미, 부세, 병어 등 구이나 찌개거리로 쓰는 어물들이 매일 자리를 바꿔가며 좌판을 차지한다.
추분이 지나자 인천저축은행 옆길에 늘어선 가게에선 생선을 말리느라 더욱 바쁘다.
무더위가 지나고 비도 오지 않는데다 바람이 시원하게 부니 생선이 잘 마른다.
아침 일찍 건조대에 늘어놓으며 말리기 시작하면 퇴근 무렵이면 거의 다 팔리고 좌판이 휑하다.
사무실 창에서 어물전을 내려다보면 재래시장에서의 서민들의 삶이 보인다.
바쁘게 지나가고, 흥정하고, 싸우듯이 큰 소리가 오가고, 구경하고, 행인들이 없어 무료하면 주인은 졸고,,,,,,
저녁엔 행주치마 앞주머니에 가득한 돈을 꺼내 세는 주인의 모습을 볼 때는 구경하는 나까지 행복감을 느낀다.
좌판에 널려있는 말라가는 고기들을 다 팔아 보았자 큰돈을 벌수는 없다.
그러나 매일 매일을 생선비린내에 휩싸여 사는 할머니는 마냥 웃음을 지으며 손님을 맞는다.
웃음이 많은 길가 첫 번째 할머니는 매출을 제일 많이 올리고 언제나 행복한 표정이다.
보잘 것 없는 좌판가게라도 즐겁게 일하고, 그래서 행복을 느끼고, 또 그래서 남에게 언제나 웃음을 선사하는 할머니는 진정 부자일 것이다.
나는 퇴근할 때에 언제나 그 할머니와 행복의 인사를 나눈다.
연세 많은 할머니가 매일매일 돈을 많이 벌고 행복하시기를 바라며 인사를 나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