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고추 따먹기

2012. 9. 27. 10:26삶의 잡동사니

 텃밭에서 바로 따먹는 풋고추의 맛은 유별나다.

초록색 윤기가 자르르 흐르고 탱탱한 육질을 가진 잘 생긴 청양고추를 된장에 푹 찍어 찬 밥 한 숟가락 입에 넣고 우적우적 씹으면 그 맛이 기막히다.

좀 매우면 싱싱한 들깻잎과 상추나 쑥갓을 집히는 대로 입에 더 넣고 씹으면 텃밭 채소의 향이 가득히 입 안에 퍼져 매운 맛도 부드러워져 행복한 식사를 하게 된다.

 

 텃밭생할을 할 때에는 늘 뱃속이 개운하고 머리도 상쾌하다.

텃밭에서 언제나 즐길 수 있는 부추, 들깻잎, 상추, 쑥갓, 호박잎, 풋고추, 씀바귀, 취나물, 당귀잎, 쪽파 등은 된장과 고추장을 적당하게 양념으로 묻히면 최상급식단으로 변한다.

그러한 텃밭채소를 많이 먹을 때는 이상하게도 생선이나 고기의 냄새도 맡기 싫을 정도로 채식위주의 식사를 하게 된다.

 

 텃밭이 그리워 봄철에 고추와 상추를 화분에 심어 베란다에서 재배를 하였다.

상추는 실패를 하였고, 청양고추 모종 셋은 그런대로 잘 버티고 살아 계속 풋고추를 만들고 있다.

땅심이 없어 풍성하게 자라진 못해도 생각보단 더 잘 자라 주었다.

 집에서 밥을 먹을 땐 으레 창틀에 매달려있는 고추를 바라본다.

 

 

풋고추 한두 개를 따서 밥맛을 돋운다.

제천텃밭 고추 맛엔 못 미쳐도 텃밭생활에 대한 향수를 느끼게 하는 데 부족함이 없다.

오늘 아침에도 잘 큰 놈 하나 골라서 막장 듬뿍 찍어 한 입에 넣고 씹었다.

제천텃밭 고추 맛은 아니라도 입 안이 흐뭇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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