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7. 10. 16:55ㆍ삶의 잡동사니
작년 가을부터 증세가 나타났던 것으로 기억된다.
첫 번째로 오른쪽 어깨부위가 뻐근하게 아픈 것이 연속적으로 나타났다.
침을 맞으면 통증이 없어지다가도 목 쪽으로 아픈 부위가 이동하였다.
오른쪽 목 부위가 아픈 것이 없어지자 허리근육으로 통증이 이동한다.
점점 등허리 근육의 아픈 부위가 허리춤으로 내려오고,
급기야 다리로 이동하여 허벅지 바깥부위로 이동하다가 왼쪽으로 통증이 집중되었다.
다섯 달 여를 한의원의 침과 최근에 유행하는 통증의학과의원의 주사로 근육통증을 치료했다.
척추에 이상이 생겨 근육이 아프다는 생각을 전혀 하지 않고,
또 척추이상을 허리의 유연성이 유별나게 좋은 몸이라는 사실로 부정을 한 것이 문제였다.
허벅지 바깥쪽이 무지 아파 걸을 수가 없는 상태가 세 차례나 있었고,
그 때마다 아파트 옆의 공원에서 걷는 운동으로 상태가 좋아지는 것을 느꼈으나,
나중엔 침대에서 방바닥으로 내려오지도 못하는 통증에 시달리고서야 미련하게도 뒤늦게 정형외과점문의의 진찰을 받았다.
먼저 엑스레이검사 후에 척추에 이상이 있다하여 MRI검사를 해보니 디스크가 파열되어 흘러내린 것이 보인다.
이 원장은 그대로 놔둘 경우 하지마비는 물론 통변에도 지장을 주기가 쉬운 상태라며 수술을 권했다.
말 많은 허리디스크수술을 하여야 한다니 걱정이 태산이다.
서울의 대학병원에 가서 할 것이냐?
유명 한방병원에 가서 치료를 받을 것이냐?
아니면 진료를 받은 인천의 정형외과병원에서 할 것이냐?
이 원장의 말로는 수술 후에 일상생활과 일반적인 운동을 원활히 하게 되고,
수술한 부위는 삽입한 부속물이 잘못될 일이 없이 죽을 때까지 재수술을 하지 않을 것이란다.
의사의 말을 그대로 전부 믿는 다는 것이 어리석은 일이기도 하지만,
당장 죽도록 아프고 움직일 수 없는 증세에다 사진판독까지 끝나 수술이 정석이라는 말을 안 믿을 수도 없는 일이다.
주변에 허리나 목 디스크수술을 받고 잘못된 사례도 많고 치료를 잘못해서 악화가 된 경우도 많이 본 터라,
막상 내가 수술을하려니 걱정이 태산이다.
친구 찾고, 후배 찾고 떠들썩하다가 대학병원에 가서 유명의사를 찾아 수술을 한다고 해서 결과가 꼭 좋다고도 볼 수 없다.
최근엔 인근의 모 의사가 제일 믿을 만하다는 대학병원에 가서 척추수술을 후배에게 맡겨서 받았는데,
수술 후에 휠체어에 신세를 계속 지고 업무는커녕 일상생활도 못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는 더욱 불안해했다.
큰 병원에서 수술을 한다 해서,
그리고 소위 명의가 수술 전 과정을 모두 직접 집도하며 수술을 한다 해서,
수술 중에 일체의 실수도 하지 않는다는 보장도 없을 것이다.
이 원장은 환자인 나의 말을 경청하며 잘 듣는 의사이며 친절하게 설명을 하는 좋은 태도를 가졌다.
우연하게 아들과 아내도 이 원장에게 진료를 받은 적이 있었다는데 모두 의사로서의 태도와 성실한 치료와 처방에 칭찬을 아끼지 않았었다.
정말로 수술을 꼭 선택하여야 하느냐를 최종적으로 확인한 후에 내 허리 운명을 이 원장에게 맡기기로 했다.
이 원장은 내가 촌에 가서 취미농사를 하고 촌에 가기 전에 골프를 계속해도 된다는 긍정적인 이야기를 해주니
더욱 믿음이 가고 기분이 한결 가벼워졌다.
수술 후에 바로 다리의 통증이 사라졌다.
척추세로로 네 치 정도 째고 척추 뼈를 고정시키는 부속을 집어넣고 나사로 박았으니 꽤나 큰 수술인가보다.
사흘 동안 혼자서는 꼼짝 못하니 아내가 입원실에서 병 수발하느라 고생이 심했다.
일주일간 입원하고, 허리 위에 플라스틱 갑옷 같은 척추보호대를 삼개월간 갑갑하게 착용을 했다.
수술 한 달 후 허리를 좀 움직여도 되는 가 궁금해서 허리보호대를 차고도 골프장에 갔다.
살살 어프로치 연습하고, 전동차를 타지 않고 잔디 위를 조심스레 걸었다.
약하게 골프채를 휘두를 만하고, 조금은 뛸 만도 했다.
수술 후에 왼쪽 다리근육이 많이 빠졌는데 꾸준하게 힘주기 운동을 하니 점차 회복이 되어갔다.
수술 후 세 달이 넘어 골프채를 좀 힘주어 휘둘러보았다.
그런대로 골프를 칠만했다.
드라이버 티샷을 하는데 별로 큰 무리가 없었고, 거리도 예상외로 많이 날 때가 많았다.
그러나 아직 본격적으로 운동을 하지는 못하고 있다.
어쩌다 3,4킬로미터 걷거나 아령이나 봉체조를 하고 스트레칭은 무리하지 않게 자주 한다.
차려 자세에서 상체를 아래로 숙일 때에 예전에는 손바닥이 땅에 닿는 여유를 부렸는데,
수술 후 다섯 달이 되어가는 지금은 겨우 손끝이 닿는다.
허리의 근육을 적당히 기르려고 하지만 아직은 힘을 크게 쓰기에는 무리인 것 같아 조심조심하며 움직인다.
이 원장하고 수술 후 육 개월이 다될 즈음 골프를 하기로 했다.
농담이지만 내가 골프를 제대로 못 치는 경우 이 원장을 쥐어박아 혼내기로 했다.
지금의 상태로 감을 잡아보면 수술 후 육 개월이 지나면 허리와 다리에 힘도 제대로 붙어 쾌적한 몸 상태가 유지될 것 같은 기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