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련을 심다

2007. 8. 5. 17:36돌밭의 뜰

 

 텃밭 연못에 수초가 꽉 차서 수면을 모두 덮어버렸다.

개구리들과 물 속의 붕어들은 살기 좋겠지만 모양 없는 수초 잎이 연못을 덮으니 답답하기도 하고 수초의 꽃 또한 볼품이 없다.

 

지난주에 수련을 심으려 연못의 한쪽을 수초를 걷어내어 비웠지만 아무래도 부족함을 느끼어 연못의 물을 빼내고 아예 수초를 모두 걷어내었다. 뽑고 낫질하고 쇠스랑으로 긁어내고 바닥을 골랐지만 수초뿌리 모두를 없앨 수는 없었다. 수초의 번식력은 대단하여 순식간에 연못을 점령하니 몇 번이고 제초작업을 하여야 될 것 같다. 꼭 텃밭 가꾸기와 같다고나 할까?

어여쁜 수련을 키우며 즐기려면 그만한 수고는 마땅히 하여야하는 일이다.

 수초를 제거하기 전에 수온을 재어보니 샘물이 흘러나오는 곳은 18도, 연못의 남쪽 가장자리는 25도, 중간지역은 23도이다. 텃밭의 온도가 32도이니 연못은 역시 시원한 곳이다.

수련이 자라는 곳의 수온이 너무 차거나 뜨거우면 자라질 못한다하니 23도를 나타내는 부분에 수련을 심기로 하고 바닥을 다듬었다.

연못 수위를 삼단으로 만 조절할 수 있으니 수련을 심고자 하는 곳의 수심과 수련의 줄기 길이를 맞추기 위하여 고무화분을 네 개 사서 수련을 심고 화분 밑에 돌멩이와 진흙으로 받쳐서 높이를 조절하였다.

 

 

물을 빼고 화분 높이를 조절하는 작업을 두어 차례 하였는데도 완벽하지가 못하다.

모자라는 부분은 수련이 알아서 자라며 채워주겠지 하는 생각을 하고 마무리했다.

비 쏟아 붓는 중에 수초 걷어내며 바닥 고르고 하는 작업이라 땀과 빗물이 온 몸을 적신다. 더움과 시원함이 같이하니 일할 만하고, 이 또한 한 여름의 피서방법이다.

 얼굴도 모르고 전화목소리 한번 들은 적도 없는 분으로부터 제천 텃밭의 기후에 적응하며 자라줄 헬볼라, 물양귀비, 노랑어리연 등을 선물로 받은 것을 고마운 마음을 가지고 연못에 정성스레 심었다.

 

 

 

 

 

몇 년 후엔 많이 번식되어서 수련을 좋아하는 이웃에 나누는 기쁨을 누릴 수 있었으면 좋겠다.


'돌밭의 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수련이 다시 살다  (0) 2007.09.10
텃밭에 피는 꽃들  (0) 2007.08.05
돌탑외등에 붙는 담쟁이덩굴  (0) 2007.07.21
참나리  (0) 2007.07.20
텃밭의 연못  (0) 2007.07.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