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심심풀이 고구마
2006. 11. 13. 18:25ㆍ삶의 잡동사니
고구마 이백여 줄기를 심어 풀밭에 내깔겨 두었는데도 호박고구마 풍년이다. 자랑삼아 여기저기 나누어주었는데도 한 삼태기 그득하다. 보관만 잘하면 겨우내 심심풀이로 맛 좋은 호박고구마가 입으로 모셔질 듯하다.
마누라는 아우성이다. 내 잠자는 버릇이 소란스러워 이따금 깨는데 어떤 때는 대포소리에 놀라 벌떡 일어나 두리번거린단다. 그나마 냄새가 구수해서 그런대로 넘어간다고 한다.
호박고구마는 역시 날로 먹어야 제격이다. 한두 개를 날로 먹고, 그것도 좀 굵은 놈이면 입과 뱃속이 평안함을 맛보니 요즘 입맛도 좋고 기분도 아주 그만이다. 마누라가 잠을 못자면 미안스럽기는 하지만 어쩌랴! 정 잠을 못자면 문간방으로 피난을 가면 되니 크게 상관할 바가 아니다.
농사라고 해 봐야 개판농사이니 요즈음은 텃밭에서 하루의 반은 농땡이를 부린다. 그러나 매양 놀지만은 않는다. 며칠 텃밭에서 22평 비닐하우스 터를 만드느라고 손바닥이 또 부르텄고, 오늘 새벽에 추위에 쫓겨 집으로 왔다. 어제 아침엔 세숫대야에 얼음이 땡땡 얼어 놀라서 무와 배추를 제대로 자라기 전에 재빨리 거두었다. 무는 그런대로 크고 예쁘고 맛도 좋아 먹을 만하나 배추는 속이 잘 들기 전에 거둔 것이라 겉절이나 하여야 될 것 같다.
며칠동안 보지 못한 고구마가 가지를 신나게 뻗고 있다. 호박과 함께 집안을 장식하니 그런대로 보기가 괜찮다.
출처 : [공식]♡귀농사모♡
글쓴이 : 石田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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