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의 텃밭

2006. 10. 30. 00:48삶의 잡동사니




 

올해부터 혼자 사백여 평의 텃밭을 일구는 할머니는 하루도 쉴 날이 없다.

연세도 많고 다리도 불편하니 더욱 텃밭 일이 힘이 든다.

그래도 두 딸에게 좋은 먹을거리를 손수 정성들여 만들어 주느라 힘든 것을 잊고 산다.

 

할머니에게는 텃밭의 땀방울보다는 목적 없는 삶이 고달플 것이다.

할머니에게 텃밭이 없다면 어떨까? 아마도 땀 흘려 농사하는 일을 대신할 소일거리와 운동을 할머니가 시골에서 찾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 그리되면 아마도 할머니는 기나긴 산골에서의 밤을 보내기가 더욱 어려워질 것이다.

눈이 어두워지고, 다리가 불편하고, 머리가 둔하여져도 할머니는 흙냄새를 맡으며 농작물을 정성들여 만들기에 기나긴 외로운 적막을 수월하게 보내며 내일의 일을 생각하며 편안한 잠자리에 들어갈 수 있을 것이다.

오늘 아침도 동트기 전에 할머니는 텃밭을 돌아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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