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 6. 15. 23:10ㆍ농막
유난히 깔끔을 떠는 제 친구는 수세식양변기를 입에 거품을 물며 원했습니다.
저는 그리 못하고 순수 우리 재래식 뒷간을 만들겠다고 우겼지요.
결국은 여자들이 이용할 것을 고려하여 수세식으로 하되 좌변기로 낙착을 보았지요.
그리고 400리터 똥통을 2개 묻고 자동에어펌핑을 설치하여 똥을 충분히 발효시켜 만든 인분주를 밭에 거름으로 쓰기로 하였습니다(배기통을 세우고 배기통 출구에 모기망을 씌어야만 똥통에 모기나 파리가 번식을 못함).
결벽증인 친구는 자기 똥도 경원하여 그 훌륭한 인분주를 한 번도 자기 땅에 준 적이 없답니다.
농협퇴비보다 훨씬 좋은 내가 만든 인분주는 작년과 올해에 걸쳐 그 효과가 입증되었지요.
비료와 농약을 전혀 주지않았는 데도 인분주를 먹은 고추는 건강하게 자라 주었고, 그 고추맛에 뿅간 누나와 매형이 집에 감춰 둔 풋고추와 나중에 말려 만든 고추가루 한 병의 반을 강탈해갔지요.
우리 둘째 아들은 지금도 아내가 간장에 절여둔 그 귀한 고추를 내 눈치를 보며 슥싹 합니다.
호박구덩이에도 시험을 해 봤습니다. 한 바가지 흠벅 준 구덩이의 호박은 현재 아주 싱싱하게 자라고 있지요.
질 좋은 인분주를 만들기 위하여 화장지를 변기에 넣지 못하게 해도 친구는 막무가네입니다.
할 수 없이 비싸지만 천연펄프로 된 좀 비싼 화장지를 비치하였습니다.
또 그 귀중한 오줌을 아무 밭이나 개울에 품위없이 버리는 것도 용납 할 수 없어 오줌통을 멋지게 만들었습니다.
(제 짧은 농사지식은 저 같은 텃밭농사에나 통하겠지요,완전 직업농의 경우엔 해당이 안됨을 인정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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