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 9. 10. 23:26ㆍ농막
텃밭에 있는 농막은 컨테이너박스이다. 쇠기둥에 철판을 두르고 내부는 하드보드로 둘러치고 창고 한 칸 만들어져있으며, 농막외부는 멋대가리 없이 회색으로 칠을 해 놓은 6평짜리 농막이다.
텃밭의 먼저 주인이 사용하던 것을 손을 좀 보았다. 슬레이트로 지붕을 덮었고 농막 뒤에 화장실과 목욕실을 만들어 수세식변기와 간이목욕통을 설치하였다.
작년에는 두 평이 채 안되는 그늘막을 농막 옆에 붙여 그런대로 불편이 없게 만들었다.
올해는 22평짜리 비닐하우스를 만들면서 농막 앞쪽으로 파이프를 박아 앞쪽 그늘막을 만들어 관상용호박과 수세미를 심어 농막에 누워 싱그러움을 즐길 수 있도록 하였다.
쇠붙이에 생물이 붙으니 그런대로 활기가 있어서 좋다.
단순하고 밋밋한 농막을 조롱박과 수세미가 치장을 해 주니 한결 모습이 예쁘다. 초라한 농막이지만 사람 사는 집 같은 기분을 느낄 수 있어 텃밭이 살아난다.
지금은 조롱박과 수세미들이 몇 개씩 달려 농막의 운치를 더하고 한 여름의 싱그러움을 만끽하게 하고 있으나, 한낮 텃밭에 부는 바람이 시원해지고 해가 지면서 소슬함을 느끼니 아마도 추석명절이 지난 뒤에는 넙죽한 잎들이 하나 둘씩 색이 변하고 오그라들 것이다.
언제나 싱싱할 수 없다는 것은 모든 생명체에 공히 적용되는 진리이니 가는 생명을 붙잡지 못해 아쉬워만 할 수는 없는 것이다. 조롱박과 수세미의 잎이 누렇게 변하고 삭아서 떨어져도 자연의 변화와 열매의 결실을 기쁘게 받아들이고 다음해의 새로운 번성을 기다리는 것이 텃밭인간의 마음을 풍요케 하는 것이리라.
조롱박과 수세미를 보면서 텃밭인간의 삶을 한 번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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