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11. 21. 20:04ㆍ농사
연달아 아침기온이 영하인 걸 보면 가을은 이미 저만큼 떠났고, 찬바람 몰아치는 날을 준비하는 겨울이 이미 왔는가 보다.
낮기온이 영상 10도 내외이니 완전 겨울이 되려면 12월 초순은 되어야겠지만 농막을 둘러싸는 기운은 해지면서부터 싸늘해진다.
혼자 자는 잠자리라 더 아늑해야 하니 침대메트 위에 온수매트를 깔고, 그 위에 얇은 요와 침대요를 깔아 바닥추위를 없앴지만 잠자리가 충분히 포근하지는 않다.
그래서 농막 안에 소형전기난로를 두 개 가동한다.
강으로 가동하면 전기가 자동으로 차단되기 쉬운지라 농막 안의 전기분배기(두꺼비집)의 입력선을 아예 두 개의 출력선으로 나누어 분산시켜 사용하고 있다.
그래도 써늘하다면 에어컨의 히타를 추가로 켠다.
좁은 농막이라 연탄이나 화목 난로, 가스난로를 쓰기 곤란하니 머리 굴려 사는 난방방편이다.
아침기온이 영하로 계속되고 배추는 거두지 못하니 어제 서둘러 간단하게 배추밭을 비닐로 덮었다.
2주일 정도 더 좀 자라고 배추맛이 강하게 배면 좋겠다.
텃밭배추는 서리를 계속하여 맞으면 겉 잎이 자꾸 아래로 쳐져서 얼면서 벗겨지니 그대로 놔두면 속이 빈약한 배추라 먹을 게 없기 때문이다.
그것도 배추라 나중에 거두어가면 여사님이 정성 들여 남편용 배추김치를 만들고 텃밭주인은 다음 해 겨울까지 맛있게 독식을 한다.
여사님은 애석하게도 매운 걸 못 들기에 절임배추를 따로 구입하여 백김치로 만든다.
텃밭 여기저기 비닐이 덮여있다.
배추밭 두 군데, 총각무밭 한 군데, 케일과 상추밭 한 군데!
텃밭의 꼴이 괴상스럽지만 세 군데에 더 보온비닐을 덮을 마늘밭이 기다리고 있다.
마늘밭은 배추를 거두고 나서 비닐을 씌울 예정이다.
마늘밭을 손 보고 나면 텃밭은 이내 동토가 된다.
수도가 얼고 개수대와 화장실을 쓰지 못하고, 한겨울에 땅 파고 고를 일도 없으니 겨울 텃밭은 인적 없는 동안거에 들어간다.
어쩌다 텃밭주인이 궁금해서 들를 때를 빼고는 겨울적막이다.
(2024.11.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