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서 지난 배추밭

2024. 8. 24. 21:15농사

김장용 배추와 무 씨앗을 파종한지 한 달 지났다.
씨앗을 떨군지 삼 일만에 앙증맞은 떡잎을 보여주었고, 보름이 지날 때에 급히 귀가하는 바람에 벌레들을 막아줄 한랭사를 씌우지도 못 하였고 목초액도 뿌려주지를 못했다.
그리고 2 주일동안 텃밭을 비웠는데, 연이은 폭염경보하에 잡초들만 무성하게 자랐을 것이고 배추와 무는 비실대거나 고사했을 것으로 짐작되어 시장에서 배추모종 반 판을 구입하였다.
엊그제 느즈막한 오후에 도착하여 바라본 텃밭은 예상대로 풀천지이고, 배추와 무를 심은 밭은 바랭이와 쇠비름이 점령을 하여 배추와 무의 잎은 아예 보이질 않았다.


잡초를 토벌하고 배추모종을 심으려다 염천하에 풀뽑기 싫어 하루를 농땡이치고 오늘 새벽에야 호미를 들고 궁디방석차고 배추밭으로 향했다.
어? 쇠비름과 바랭이들을 걷어내니 배추잎이 제대로 보인다!
그것도 매우 싱싱하고 잘 큰 놈들이 잡초들 아래서 방긋하며 웃는다.
옆 이랑의 무도 잡초를 들쳐내고 보니 잎이 아주 잘 자랐다.
새벽에 신나게 잡초 거두고 김매주고, 뽑은 잡초로 배추와 무 아래에 피복해주고 나니 동쪽 송학산 줄기 위에 해가 올라있다.


이따금 지나는 바람결은 처서를 지난 시원함이 묻어있기는 하지만 두 시간 작업에 온몸이 땀에 흠뻑 절었다.
그래도 옷 벗고 수건으로 땀 닦아내니 상쾌하다.

오후 4시경에 참깨 거둔 밭으로 나가  다시 잡초들 뽑아내고  사온 배추모종 정식할 밭을 만들었다.
그런김에 아예 쪽파구근 두 근 심을 밭도 한 이랑 더 만들었다.
미지근한 물로 샤워하고  한 식경 쉬니 해는 용두산을 넘는다.
오늘 오후5시에 폭염주의보 발표 정도이니 농막의 새벽은 서늘할 것이다.

* 텃밭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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