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하장 단상

2011. 1. 27. 17:06마음, 그리고 생각

 

 요즘은 개인적으로 연하장을 주고받는 일이 많이 줄어들었다.

아마도 시대의 변화에 따라 거의 없어지는 것 아닌가싶다.

굳이 연하장을 만들거나 사서 우편봉투에 소중이 넣어 가깝거나 소중한 추억이 맺어진 이들에게 보내는 일은 노인 범주에 드는 이들에게나 한정된 일인 듯하다.

그렇지만 업무적인 필요에 의하여 세밑이 되면 홍보가 곁들여진 연하장들을 많이 보내고들 있다.

 

거래회사나 아는 이들에게서 연하장을 받고는 살펴본다.

보내는 이의 이름이 인쇄된 것을 그냥 보낸 것(이는 틀림없이 상사가 건네주는 주소록에 따라 비서가 그냥 기계적으로 보내는 것일 게다),

이름을 일일이 쓰기가 귀찮아서인지 인쇄체가 아닌 모양으로 직접 쓴 것처럼 보이게 인쇄해서 보낸 것(침을 손끝에 묻혀서 글씨위에 비벼보면 바로 알 수 있다),

직접 쓴 이름이지만 직원들이 대신하여 쓴 냄새가 풍기는 것 등,

성의 없는 연하장들이 대부분이다.

회사에서 만들어주는 연하장이라도 보내는 이가 정성스레 몇 글자 적고 이름까지 직접 써서 보내주는 연하장을 어쩌다 보면 정말로 복이 함께 실린 연하장을 받는 것 같은 기분을 느끼게 된다.

 

 

 인천저축은행도 세밑에 주요고객들에게 작으나마 정성스런 선물을 보내거나 은행창구에서 드린다.

그냥 소품을 드리는 것 보다는 새해인사를 적어 함께 드리는 것이 예의라 연하장을 함께 넣는다.

그리고 내 딴에는 이름을 직접 쓰는 것이 예의바르고 정성스런 것이라 여겨 몇 백 장의 연하장에 직접 이름을 써서 주요고객들에게 올린다.

작은 선물과 연하장을 받는 인천저축은행의 소중한 고객들이 인천저축은행과 나의 정성을 알아주던 모르던 나는 빠짐없이 내 이름은 스스로 정성들여 쓴다.

글씨가 점점 흘림체가 되어 알아보기 힘들어도, 손목이 아파도 꼬박꼬박 이름을 쓴다.

 

 

 

 

 연하장을 보내지 않은 세월을 많이 보낸지라 새삼 연하장을 보내기가 뭣하여 새해 아침인사를 시대에 맞게 휴대전화를 이용하여 직접 찍은 일출사진과 함께 가까운 이들에게 보냈다.

많은 이들이 답장을 메일로 보내거나 전화로 연락을 해오는 걸 보니 요즘엔 아날로그보단 역시 디지털인가보다.

그렇지만 꽤나 많은 이들이 내가 지리산 촛대봉에서 천왕봉일출을 찍은 사진이 붙은 새해인사를 제대로 보지를 못했나보다.

비싸고 좋고 여러 가지 기능이 많은 휴대전화는 가지고 다니지만 사용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엄청 많다는 것을 말해준다.

 역시 나이가 많은 이들에겐 휴대전화문자보다는 직접 전화를 걸어 서로의 안부를 묻고 새해의 덕담을 주고받는 것이 아무래도 인정에 가깝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자주 보지 못하는 이들에게는 멋쩍은 연하장 한 장을 달랑 보내는 것 보다는 직접 전화를 걸어 서로의 목소리를 확인하고, 안부를 묻고, 복을 나누는 것이 세상사는 맛과 멋이 아닐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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