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중 텃밭 일기

2022. 7. 10. 18:16삶의 잡동사니

 장맛비라 그런지 종일 비가 내린다.

어쩌다 그쳐서 풀밭 좀 손볼까하면 다시 세차게 비가 내린다.

밭일은 이틀간 비 내리지 않을 때를 틈타서 작은 부추밭 김매주고, 들깨모종 심을 밭의 잡초를 바짝 베어내느라 예초기를 한 시간 쓰고는 그만이다.

종일 내리는 비로 농막에서만 지내기 답답하여 가랑 내릴때 딴 매실과 보리수열매를 가지고 꼼지락거렸다.

 

2주 전에 따고 조금 남긴 매실이 제대로 익기도 전에 벌레의 습격을 받으니 목초액 뿌려 쫒기보다는 아예 따내는 게 좋다 싶어 거두었으나 목표량의 1/5정도로 적은 양이다.

그나마 상태 좋은 알 만 가려서 과육을 칼로 추려내어 황설탕을 섞어 청을 담갔다.

애써 작업한 것이 3.6리터 유리병을 겨우 채웠으나 설탕에 절여지니 많이 줄었다.

그래도 요 정도면 텃밭용 매실청으로는 충분할 것이다.

 

보리수열매를 따서 씻고. 꼭지를 따내고 5리터 유리병에 황설탕과 함께 짓이겨서 넣었다.

농막에서 보리수 씨앗까지 빼내는 작업은 한심한 일이니 그대로 놔두었다가 집에 가서 씨앗을 빼내고 쨈을 만들면 편할 것이다.

보리수쨈은 2주 전에 처음으로 만들어 보았는데 깜짝 놀랄 정도로 맛이 좋았다.

아직도 보리수열매가 잘 익은 상태로 가지가 처질 정도로 달렸지만 더 많이 만들기 어려워 아쉽다.

 

비 내려도 차광망 씌운 비닐하우스 안에 있으면 빗소리가 거슬리지 않게 편하게 들리고. 의자에 걸터앉아 초록의 풀밭을 바라보는 맛이 마냥 좋다.

좀이 쑤시는 편안함을 마냥 즐길 수 없어 철재사각앵글을 만지작거리다가 결국 일을 만들었다.

비닐하우스 안에 건조장 겸 휴게공간을 지으려고 구상을 한 걸 드디어 시작을 한 것이다.

비가 억수로 내려도 작업에는 지장이 없는 일이다.

6M ×2.4M 크기의 건조장 착공식을 알리는 드릴소리가 빗소리와 합창을 한다.

자재를 준비한지 거의 2년 만에 시작하는 일이다.

일단 시작했으니 천천히 놀면서 하더라도 올해는 완성을 할 것이다.

(`22.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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