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7. 30. 16:35ㆍ삶의 잡동사니
휴일에 집에 있다 보면 몸이 근질거려 결국 아파트 옆 산을 오르게 된다.
동네사람들은 그저 철마산이라고 부르고, 경인고속도로 쪽으로 가다 만나는 봉우리를 원적산이라 한다.
해발 200M 급의 낮은 산들이지만 출발하는 곳이 해발 20여 M라 오르내림이 있어 그래도 등산하는 맛은 난다.
산줄기를 타고 봉우리를 지나며 여기 저기 달리다 보면 세 네 시간은 족히 산에서 보내게 되니 온 몸에 땀이 흘러 옷이 흠뻑 젖는다.
야트막한 산이라 외면하고 내개 홀대를 받아왔기에 산행지도 한 번 안보고 이따금 땜방으로 다닌 산이지만 작년에 허리디스크 수술 이후엔 내게 있어서 그 존재가치가 크게 부각되었다.
대부분 능선길만 다니다가 편한 숲속 길을 다니고 싶어 능선으로 오르지 않고 아래쪽을 다녀보니 의외로 산행하는 맛이 새롭다.
편한 걸음으로 세 네 시간을 돌아다녀보니 애써서 전철타고 버스타면서 북한산을 찾아가는 번거로움을 벗어날 수 있어서 좋았다.
바위 타는 맛과 멋이 없으나 다리와 허리풀기엔 아주 알맞고 푸르고 시원한 길을 마냥 걸을 수 있으니 그 또한 새로운 맛이다.
요샌 편한 숲길 여기저기에 인천둘레길이란 푯말이 세워져있다.
둘레길이 유행하다보니 인천시와 구청에서 문학산, 원적산, 계양산 등에 둘레길을 조성하는가보다.
아직은 제대로 다듬어지지 않아 별 볼일 없이 초라한 수준이나 사람들이 많이 다니고 길을 다듬으면 한결 좋아질 것이다.
기상변화에 따른 부작용인가?
산길 옆에 나무들이 수난을 당하고 있다.
여름철에 접어들면서 활엽수종의 잎줄기와 큰 나무 껍질에 흰곰팡이 같은 것들이 뒤덮이더니 작은 나무들의 잎이 까맣게 변하며 죽어가고 있다.
한 삼주 쯤 지나 지금은 쌀알 크기의 조그만 나방이들이 잎이나 줄기에 하얗게 집단으로 붙어 있다. 아마도 수액을 빨아 먹는 것 같다.
이따금 날아다는 모양이 조만간 등산객들을 꽤나 괴롭힐 것 같은 생각이 든다.
어쩌면 주택가로도 집단으로 날아들지도 모르겠다.
여태까지 보지 못한 곤충을 보니 기분이 별로다.
기후온난화나 환경오염에 따른 재앙이 시작되는 건 아닌가해서 걱정이 된다.
요건 또 뭣인지? 발이 네 개인 곤충?
지난 번 비바람에 잎들이 떨어지고, 나방으로 길 옆 나무의 잎들이 죽어가니 둘레길의 상큼한 맛이 없어졌다.
온통 허연게 옷깃도 스치며 닿기가 겁이난다. 그래서인가? 팔뚝이 근질거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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