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9. 2. 01:12ㆍ삶의 잡동사니
작두콩 일곱 녀석이 잘 자라서 농막개수대 옆 터널을 싱그럽게 덮어가고 있다.
제일 먼저 달려서 여덟 치 넘는 크기로 자란 콩깍지는 속에 콩이 너무 단단하게 익어가는 것 같아서 따내는 김에 다른 네 개를 더 따서 작두로 썰어보았다.
썰고 보니 작두를 제대로 마련했다는 생각이다.
부엌칼로는 제대로 썰기가 아주 어려울 것 같다.
썰고 나니 그 양이 얼마 되지를 않아 콩이 제대로 생기지 않은 것 열두어 개를 추가로 따서 썰어 건조기로 말렸다.
텃밭에서는 덖을 수가 없어 집에 와서 프라이팬에 넣고서는 약한 불로 한 시간을 넘게 덖었다.
텃밭관련 일은 아내가 손 놓고 있으니 작두콩차를 만드는 일은 오로지 내가 하여야한다.
칠순남자가 콩깍지 썰고, 프라이팬에 넣어 덖느라고 부산을 피는 꼴이 말이 아니긴 하나 이 나이에도 “집에서따슨밥얻어먹는남자”로 남기 위해 그 정도 일이야 못하랴!
ㅎㅎㅎ
무더위가 가셨어도 차를 덖어내느라 이마에 흐르는 땀이 가슴으로 흘러내린다.
아예 웃통을 벗고 긴 나무수저 두 개로 뒤적이면서 타지 않게 알맞게 덖어내느라 한바탕 소동을 벌였다.
텃밭에서 호미질 한 시간 하는 것이 훨씬 편하다!
어쨌든 수고를 더한 후에 차를 우려 보았다.
아내가 마실 만하게 맛이 있다고한다!
내 입맛에도 딱 좋다!
그러니,
작두콩차를 마시면 좋을 아들들도 좋다고 하겠지!
첫 작품이 수작이니 다음 작품도 마찬가지로 수고하여 수작을 만들 일이다!
올해 처음 재배해본 작두콩은 지금의 결과로 보아 가히 성공적이라 할 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