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7. 6. 18:15ㆍ농사
연못가에서 마시는 아침커피의 산미가 입안에서 사라지고 나서는 또 다시 이랑을 덮고 있는 풀들을 낫호미로 밀며 당기며 자르거나 뽑아내며 정리한다.
텃밭의 모양이 그럴듯하게 예쁘게 보이지만, 고랑에 밀집하며 크게 자라는 잡초들이 눈에 새삼 거스르게 나타나니 그대로 둘 수는 없다.
이내 예초기를 가동시키며 고랑의 풀들을 제압한다.
우거진 풀밭에서 잘 생긴 텃밭으로 밭모양이 반듯하게 훤해 보이게 된다.
열 시가 되니 시원했던 아침 공기에서 한낮 공기로 바뀌며 예초기의 진동과 더불어 이마에서 흐른 땀방울이 줄줄이 타고 내려 발목까지 적신다.
피곤한 느낌이 들 때에 바로 예초기를 내려놓는다.
요즘엔 뜨거워지는 햇살이 오후 다섯 시쯤 까지 이어지니 그 때까지는 아예 텃밭에 농기구를 가지고 들어가질 않는다.
한낮에 장장 예닐곱 시간의 휴식이 꿀맛같이 펼쳐지는 텃밭은 그야말로 내겐 분명 천국임이 틀림없다.
아무리 일거리가 눈에 많이 띄어도 오후시간에는 다섯 시쯤부터 두 시간 내외만 예초기 작업이나 밭고르기 등을 한다.
그러니 아무리 밭에서 일을 많이 해보았자 하루에 다섯 시간 정도를 운동 삼아 일하게 되니 텃밭에서의 일은 적절하고, 심신은 아주 양호하게 유지되고 있다.
몸이 고달파지기 전에 휴식을 취하고 무료하게 널브러지기 전에 움직이기 때문일 것이리라.
일을 마치고 개운하게 씻고 나서 저녁을 먹기 전에 다시 텃밭을 거닐며 용두산 너머로 지는 해가 만드는 저녁노을은 바라보는 맛은 텃밭에서의 즐거움을 배가시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