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초밭

2009. 6. 27. 19:28농사

 텃밭에 고추와 고구마 모종을 심어놓고는 이래저래 일이 있어 텃밭을 찾지 못하고  4주 가까이 돌보지 못하였다.

걱정스런 마음으로 텃밭에 도착하여 돌아보니 온통 풀밭이다.

고추, 고구마, 땅콩, 감자, 마늘들이 잡초에 묻혀 분간을 하기 어려울 정도이다.

아니, 열흘 정도 더 지나면 잡초들에게 일조권을 몽당 빼앗겨 아마도 모두가 비실대어 죽어가며 나자빠질 것이다.

일일이 호미로 풀을 캐어낼 수 없어 고랑에 난 풀과 작물들 사이의 풀들을 예초기로 조심스럽게 베어내고는 작물 아래의 풀들을 호미로 긁거나 살살 찍어가며 제압해 나간다.

아우성대며 살려달라는 작물들을 찾아다니며 허둥대면서 예초기, 호미, 낫으로 잡초들을 혼내주지만 시원스레 성과가 오르질 않는다.

더구나 연일 계속되는 더위로 점심 전후 네다섯 시간은 밭일을 할 수 없으니 텃밭에서 열흘을 지내고도 보기 좋은 텃밭모양새를 만들지 못하였다.

장마가 시작되기 전에 임시변통으로 잡초들의 세력만을 꺽은 것으로 족하였다.


 텃밭은 언제나 일정하게 주인의 손길이 스쳐가야 텃밭으로서의 모양을 유지하고, 텃밭에서 자라는 농작물이 제대로 건강하게 자란다는 것을 알고 있음에도 매년 지키지를 못하곤 한다.

언제나 잘못된 보살핌을 겪고서야 허둥대며 땀흘려가며 난리를 피우는 텃밭주인은 고추농사 6년차를 맞이하고도 달라지는 것이 없으니 한심스럽다.

아무리 취미농사라고는 하지만 미련스러운 걸 고치지 못하니 텃밭주인은 바보이다.

그렇지만 텃밭에서의 소출에 욕심을 크게 내지 않으니 그나마 다행이다.

그리고, 주는 손길만큼 얻어먹으려는 염치있는 마음이라 그리 잘못된 것은 아니겠지!


* 잡초들에 싸여있는 농작물들...

          감자

          고구마

          고추

          땅콩

 

* 대강 잡초들을 제압하고 나니 그럴 듯 하다

 

 

 

 

 

* 요런 예쁜 것들이 땀 흘린 뒤의 피로를 풀어준다

          연못의 백리향과 노랑어리연

 

 

          보리수가 엄청 달려 한 항아리 효소를 담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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