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 7. 13. 19:40ㆍ잡초,거름,멀칭,농약
텃밭농사도 예외가 아니다. 잡초가 온 밭을 점령하면 한숨이 절로 나온다.
프로가 아닌 취미농사군의 눈으로 보아도 머리가 복잡해진다. 지난해에 작물을 심었던 밭에도 잡초가 무성하다. 계속하여 놀리지 않았던 밭에서는 바랭이 같은 놈들이 극성이고, 매실이나 벗을 심은 밭에는 망초나 쑥이 나무를 압도하며 밭을 점령해간다. 낫과 예초기를 동원하여 한차례 베어내고가면 토끼풀이 양탄자를 깔아놓은 듯이 나타난다.
장마가 지니 텃밭의 잡초들이 신났다. 작물의 키보다 높게 자라 한껏 뽐내고 있다. 애지중지 심은 작물들의 얼굴을 보기도 어려울 지경이다.
호미, 낫, 제초용 낫, 예초기 등을 불러 모아 일을 시킬수록 손바닥의 굳은살이 까지고 생기고 손가락 마디마다 아우성이다.
텃밭농사를 시작한 이후로 매년 두세 차례 대대적인 잡초토벌작업을 실시한다. 장마가 끝난 이후에는 한차례 잡풀들의 목을 치고 나면 별로 신경 쓰지 않아도 된다. 작물의 크기와 세력이 잡풀을 이기기 때문이다.
텃밭에서 예초기와 낫으로 진땀을 빼며 지내는 여름철에는 날씬한 몸이 더욱 날씬해진다. 보통 때보다 한 관 정도 줄어든 몸무게가 쉽사리 늘지를 않아 정상을 회복하느라 많이 먹어대지만 별 효과가 없다. 가을을 기약할 수밖에 없다.
고구마 밭이 뭔 밭인지 모를 지경이라 새벽부터 낫질을 해댔다. 온몸을 땀에 절구고 나니 밭의 모양이 좀 난다. 고구마 밭은 이쯤 하고나면 고구마를 캘 때까지 그냥 내버려둔다. 그래도 집에서 맛있게 먹을 예쁜 놈들을 얼마든지 건져낼 수 있다.
잡초가 없는 텃밭은 살아있는 건강한 텃밭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잡초가 적절하게 작물과 공생할 때에 텃밭이 기름지고 작물이 병을 모르고 싱싱하게 자라고 텃밭의 주인에게 좋은 먹을거리를 제공하게 되는 것이다.
농약, 화학비료, 제초제, 그리고 비닐멀칭을 전혀 모르는 취미농군의 텃밭농사이야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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