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초 손보기

2006. 7. 17. 01:31잡초,거름,멀칭,농약




 

아마농군이 유기농으로 농사를 짓고 잡초와 친하다고 해서 잡초를 언제나 마냥 그대로 놔둘 수는 없다.

친환경을 지향하는 농사에서 텃밭의 잡초가 긍정적인 역할을 하는 점이 분명 있으나 기르는 작물의 입장에서 보면 방해적인 요소가 되니 아무리 나 같은 엉터리 아마농군이라도 이따금 잡초를 잡아 족치는 행사를 할 수밖에 없다.

작물의 성장과 결실 등의 과정에서 잡초로부터의 방해를 최소화하기 위하여 파종이나 정식의 시기를 잡초의 발아나 성장속도 등을 고려하여 조정하기도 하지만 나 같은 초보는 머리 아프게 텃밭을 관찰하고 잡초의 특성을 공부하는 고달픔을 피하여 나 편한대로 텃밭농사를 하고 나중에 잡초를 다스리느라고 땀을 빼댄다.

나는 나 편한대로 농사하면서 텃밭에서의 노동을 유쾌한 운동으로 생각하며 땀을 빼니 텃밭노동이 언제나 즐겁다. 그러나 당초의 내 생각과 다르게 운동을 하는 경우(예를 들면 고랑을 냈는데 물의 흐름이 생각과 다르게 되어 이중으로 작업을 하는 경우 등) 신경질이 나게 되며 애꿎은 삽과 괭이를 팽개치니 이 때는 중노동이 되어 즐거운 운동이 될 리가 없다.

장맛비에 극성스럽게 웃자란 잡초를 손보았다.

어느 정도 손보고 나니 고추가 좀더 커 보이고, 고구마의 세력이 기분 좋게 뻗어났으며, 토마토는 가지치기와 함께 단순화되면서 통풍이 잘되는 모양을 갖게 되었다.

무 농약, 무 화학비료, 무 제초제를 철저하게 실행하는 나 같은 취미수준의 아마농군이 작물의 소출을 욕심내면 내 스스로 정한 기본원칙이 무너지게 되고, 텃밭의 땅심을 잃게 되며, 결국은 텃밭농사의 즐거움도 빼앗기게 된다.

내가 프로와 동일한 방법으로 농사를 하고 소출을 얻는데 만족한다면 아예 프로를 선언하고 나설 일이다. 그리고 계산이 불리하면 아예 농사를 하지 말고 프로가 만든 농작물을 군소리 없이 편하게 사먹으면 되는 것이다.

내 나름의 유기농 텃밭농사는 잘되면 이웃에게도 나누어주고, 덜 되면 나와 내 가족만 먹고 즐기며, 안되면 덜 먹거나 프로가 만든 소출을 사서 먹으면 되는 것이다.

그래야 텃밭농사가 생활의 활력을 주는 취미로서 자리를 잡을 수 있는 것이고, 텃밭에서의 노동이 심신을 상쾌하게 만드는 유쾌한 운동이 되는 것이라 생각한다.


***이번 장맛비에 크나큰 피해를 본 분들이 많이 있습니다.

모두들 기운 차리시고, 어려움을 극복하시기를 간절히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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