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로 하는 텃밭농사

2020. 3. 29. 19:05마음, 그리고 생각

 텃밭을 시작한지 3년차인 2006년부터 모종내기를 시도했었다.

초봄에 앵글로 만든 A형 텐트모양의 반 평짜리 비닐하우스 안에다 토마토, 호박, 수박 등의 씨앗을 심어놓고 매일 싹이 언제 나오나하며 들여다보면서 아침저녁으로 물을 뿌려주었다.

처음에는 상토를 쓰지 않고 밭 흙을 대강 곱게 추려서 뿌린 씨앗위에 덮었는데, 잽싸게 싹을 틔운 것은 토마토가 아니고 잡초인 바랭이와 명아주였다.




토마토의 싹인지 명아주의 싹인지 구별을 못하는 엉터리농군이 풀을 뽑다보니 토마토를 스치고 지날 때에 나는 냄새를 맡고서야 바보웃음을 지었던 기억이 난다.

호박과 수박은 떡잎을 크게 올리니 아무리 잡초가 많이 싹을 틔어도 구별이 잘 되니 쉬웠으나 밭에 정식을 할 수 있을 정도로 키우도록 관리를 잘 해야 하는 데 텃밭을 자주 비우는 탓에 제대로 된 모종을 얻기는 어려웠다.

그 이후 여러 차례의 시행착오를 거쳐 모종내기를 할 작물, 모종을 사서 편하게 정식을 할 작물, 밭에 직파를 할 작물을 구분하여 텃밭농사를 하고 있다.

 

  시장에 가보면 고추, 상추, 오이, 가지, 대파, 들깨, 참깨, 배추, 옥수수, 땅콩 등 거의 모든 텃밭작물들을 모종으로 만들어 팔기에 텃밭초심자들도 아주 쉽게 농사를 시작할 수 있다.

모종을 키우는 것이 번거롭고 어려워서 쉽게 모종을 사서 작물을 기르는 게 편하게 농사를 하는 방법이기는 하지만, 모종을 직접 만들거나 직파를 하는 작물들을 늘려 가면 그 만큼 농사하는 재미가 배가되고 더하여 씨앗을 받는 일도 즐기게 된다.

작물을 쉽게 재배하고 소출을 많이 얻는 데에 농사의 재미가 클 것이다.

그러나 씨앗을 만져가며 싹을 틔우고 열매를 맺기까지의 성장을 바라보면서 나중에는 씨앗을 받아 다음해에 또 다시 싹틔우기를 하는 과정을 직접해보면 농사재미에 더하여 농사의 참맛도 즐길 수 있다고 생각한다.

            * 심심풀이로 토종대파모종을 만들어보았다

      

  밭의 토양과 환경을 어느 정도 알게 되면 밭에 직파를 할 수 있는 작물들의 가짓수를 늘릴 수 있게 된다.

직파로 작물의 뿌리가 흙에 강하게 활착되어 튼실하게 자라게 되니 자연재배를 즐기는 이들이 직파재배를 많이 즐기는 이유이다.

쉽게 할 수 있는 텃밭농사에서 직접모종내기, 모종사서 정식하기, 직파하기 등등을 굳이 구별해가며 어떤 것이 좋다하며 별나게 농사를 하는 것이 우스운 일일 수도 있다.

그러나 이왕 텃밭농사를 더 깊게 즐기려면 남이 일반적으로 잘 하지 않는 방식을 사용해보기도 하면서 농사과정을 밟아보면 더욱 재미나게 농사를 즐길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 농사초보시절(2006년)의 고추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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