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랑에서 바라보는 풍경

2006. 10. 30. 20:29밭 만들기

 

도량의 뒷간을 정랑이라 하든가?

텃밭은 도량이고 뒷간은 정랑이니, 텃밭에서 하루에 한 번씩은 정랑의 신세를 지게 되는 나의 입장에선 그 중요한 정랑이 풍취가 있어야한다고 생각해왔다. 더구나 그 정랑이 텃밭에 유용한 인분주를 만드는 공장이니 더욱 그러하다.

정랑에 앉아 문을 활짝 열면 눈이 시원하다.




아파트 벽 속에 갇힌 화장실에서 환풍기 돌아가는 소리와 함께 잡스런 세상의 기사가 도배된 신문을 뒤적이며 몇 분을 보내기보다 산골의 향기어린 시원한 바람이 드나들고, 개울가 뽕나무의 싱그러움이 감싸고 있는, 제천의 용두산이 바라다 보이는 텃밭의 정랑에서 볼 일을 보는 것이 훨씬 고급스럽다. 그 자체로도 도량의 역할을 할 것이분명하다.

오장육부의 시원함을 느낀다.

돈 들여 장 청소하는 것에 비하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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