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1. 18. 00:31ㆍ밭 만들기
작년 12월 20일부터 삼일 간 텃밭작업을 했다.
때가 엄동설한이어야 하는 데 영상 10도를 넘는 날이 이어진다는 예보와 텃밭 동네에 사는 포클레인기사가 작업가능이라기에 텃밭에 갔다.
첫 날은 컨테이너농막을 옮기고, 연못 남쪽에 큰 돌을 옮겨 박아 보강하고, 연못 동쪽부분을 더 넓히고 배수구를 새로 만들어 물이 배수구 이외로 새지 못하도록 하니 순조롭게 일을 했다고 보겠다.
* 윗쪽과 왼쪽을 돌을 쌓아 보강하고 만수위로 10 평 넘게 넓혔다. 물 깊이조절은 3자 3단으로했다. 물은 아랫쪽 물이끼 낀 곳 세군데서 나온다. 공사중에 가재를 여러마리 보았고, 예전에 길렀던 붕어가 살아있는 것을 보니 신기하다. 물을 몇 년간 바닥까지 빼 놓고 있었는데 말이다.
* 경계측량결과 농막 서측에서 북쪽으로 내 땅이 한 팔 정도 더 뻗어졌다. 친구 텃밭 출입구를 편하게 경계석을 쌓았던 걸 이 번에 고쳤기 때문이다. 무궁화 울타리를 경계선에 맞추어 옮겼다.
첫째 날 저녁부터 슬슬 내리던 비가 밤새 장맛비가 오는 듯 쏟아지는 통에 한숨도 자지를 못했다. 지붕 없는 컨테이너 위에 쏟아지는 빗소리는 즐겁게 들리는 악기소리가 아니고 난타로 막 두드리는 고문이니 밤새 농막주인을 수시로 아우성치게 만들었다. 잠들만 하면 쏟아지고, 조용한가 싶으면 마구 고함치며 두드리니 도무지 잘 수가 없었다.
둘째 날 아침에 굵은 비가 그치면서 간간히 내려 포클레인작업은 그런대로 하여 친구 텃밭과의 경계를 측량한대로 정확하게 그어 쥐똥나무와 무궁화나무를 옮겨 심고, 북쪽 밭은 경계선대로 고랑을 내었다.
그리고 북쪽 밭에 배수로를 가로질러 파고, 산자락 아래쪽에 방치되어있던 돌무더기를 고르게 정리하여 이십여 평 크기의 정자 만들 자리를 손보아 그런대로 흡족한 작업결과를 얻었다.
* 먼저 농막에 부속된 허접한 헛간, 화장실, 샤워실. 이왕에 만들어 놓은 것이니 손 좀 보아 친구와의 공동헛간으로 쓸 예정.
* 마을을 내려다 보는 맘에 드는 터. 정자를 만들 생각이다.
저녁을 먹고 나서 창밖을 보니 눈이 내리기 시작한다.
이거 참 큰일이다. 눈이 쌓이면 포클레인작업하기가 쉽지 않고, 한다 해도 제대로 하질 못할 테니 걱정이다.
전날 잠을 못자고도 또 밖을 수시로 보느라 깊은 잠이 오질 않는다.
다행히 큰 눈은 아니어서 상수도 설치작업을 하였다.
그런데 마을상수도의 파이프와 엑셀파이프의 연결구의 크기가 달라 부속을 사러 시내를 다녀오고, 포클레인기사가 기존에 설치한 계량기를 잘못 건드려 수도관이음새가 터지는 바람에 한 시간을 허둥대고, 친구 텃밭으로 연결되는 수도의 계량기함 작업이 땅속 큰 돌로 인한 방해로 시간을 잡아먹고, 수도연결작업을 혼자 하는 바람에 추위에 떨며 애를 먹었다.
오후에는 생각대로 많은 작업은 못했으나 농막 앞쪽 밭과 동쪽 밭, 그리고 연못에서부터 동쪽 개울로 이어지는 배수로작업을 하고 삼일간의 텃밭작업을 마무리하였다.
농작물 수확을 많이 하는 데는 별 관심이 없고, 내가 먹을 것만 적절히 하는 데에 초점이 잡혀있는 작업을 했으니 천 평 넘는 밭에 길만 많고 밭은 많지 않게 디자인을 한 꼴이다.
이젠 포클레인을 쓸 일은 없을 것 같고, 모두가 내 손으로 하는 일만 남았다.
그리고 올 봄부터 농사를 하지만 제대로 하기는 애당초 글렀다.
농사를 하면서 목수 일을 하여야 할지 아니면 목수 일을 하면서 7 년간 손을 놓았던 농사를 흉내 낼지 종잡을 수가 없을 것 같다.
농막 부속시설로 헛간과 창고, 개수대, 샤워실, 화장실과 인분주 공장, 농막에 접한 그늘막 등을 만들어야 하니 보통일이 아니다.
잘 훈련된 보조일꾼이 있어야 일이 편한데 혼자 하려면 큰 고생일 것이다.
* MKLJEN 남쪽부분이 내 텃밭, ALJEN 북쪽부분이 친구 텃밭,
ALKMI 부분이 진입로와 연결된 공유부분.
* 토지를 친구와 같이 구입하고 소유부분을 약정한 계약. 당시 텃밭의 돌을 캐어내서 경계석을 쌓고 난 뒤에 친구와 추첨방식으로 텃밭 소유 부분을 나눴다.
* 경계측량하고 토지대장을 새로 정리하였고, 분할등기를 하기 위해 분할소유에
관한 합의를 하였다. 이젠 등기소에 가서 등기신청만 하면 된다. 측량사무소, 법무사 등을 돈 주고 일 시키면 편했을 텐데 비용을 아끼느라 직접 일일이 왔다갔다하며 일 하느라 애를 좀 먹었다. 그래서 최종 등기신청절차를 구정 뒤로 미루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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