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8. 1. 21:56ㆍ밭 만들기
올 농사는 고생만 하고 전혀 실속이 없다.
올 3월에 유실수 심은 것은 냉해, 가뭄, 잡초로 대부분 고사를 했고,
그나마 살아있는 삼십여 주의 유실수들은 덮고 있는 잡초들을 주인이 빨리 없애주기를 애타게 기다리고 있다.
그런데도 텃밭 주인은 농막 리모델링에 정신이 팔려있고,
어쩌다가 시간을 좀 내어 호미자루를 잡는다 해도 농막 앞의 가까운 옥토만 다듬어주기 때문에 녀석들이 아우성을 치고 있는 것이다.
올 매실도 마찬가지이다.
단단하게 잘 여물은 청매실 4관 정도만 건지고, 잘 익은 황매실은 실기를 하여 벌레가 잔치를 하고 떨어지는 바람에 퇴비로써의 역할만을 하게 되었다.
* 고추, 고구마, 땅콩들이 잡초더미에 묻혀있다
* 제초작업을 해주니 모양이 좀 난다
가뭄으로 말라죽지 않을까하는 걱정으로부터 겨우 벗어난 고추, 고구마, 땅콩 밭은 장마와 더불어 잡초가 극성을 부리며 자라나 작물들을 깔아 뭉기고 있었는데,
농막부속시설작업 중에 잠깐씩 틈을 내어 예초기로 징벌을 하고 낫으로 다스려 숨통들을 트이게 만들어 그런대로 잘 자라게 하였다.
힘든 환경 아래서 고추는 놀랄 정도로 열매를 잘 만들고 있고, 땅콩은 자방줄기를 힘차게 땅으로 뻗치고 있고, 고구마는 세력 좋게 줄기와 잎을 키우고 있어 올 가을이 황량하지는 않을 것 같다.
장마 중에 비가 내리지 않는 틈을 타서 대파, 쌈채류, 옥수수, 녹두, 들깨 들을 손보면서 길러 보살핀 결과 여기저기에 애들이 조금씩 모양을 뽐내며 자라고 있다.
더 지을 올 농사는 배추, 무, 쪽파 등을 꼽을 수 있다.
팔월 초가 지나면서 김장을 바라보며 이랑을 만들어 가기 위해 밭에 난 잡초들을 다스리고 풀 더미를 덮어가고 있다.
베인 잡초 더미 아래로 흙이 부드러워지는 입추 즈음에 파종하고 모종을 심으면 텃밭의 농막이 완성되어가는 과정과 더불어 김장거리가 풍성해질 것으로 기대한다.
* 키는 작아도 야무지게 달려있는 고추들
* 관 반 쯤 땃다.
올해는 그래도 제대로 된 텃밭생활을 위한 조건과 준비를 착실하게 다졌다.
컨테이너박스 농막을 내 텃밭 자리로 옮기고, 헛간을 거의 다 마무리 해가고 있으며, 농막 안에 간단하게 욕조와 수세식변기, 온수기를 설치하였다.
* 욕조에 앉아 출입구를 바라본 풍경
* 출입구로 나와서 보면 ...
농막 안이 쾌적한 상태가 되어가고, 작업 후에 따끈한 물로 피로를 푸니 구질구질한 농막이 한층 품격이 높아진 게 틀림없다.
이젠 농막 밖에 인분주통을 설치하고 개수대를 만들면 농막 부대시설은 마무리 된다.
그런데 인분주통 설치가 계속 신경이 쓰여 작업을 바로 못하고 있다.
예전에 설치했던 경험을 살려 양질의 텃밭거름을 생산해내고 냄새 없이 깔끔한 모양을 갖추게 하려니 생각이 많고, 그에 따른 비용이 많이 들게 되어 작업방식을 결론을 못 내고 있는 중이다.
마냥 미룰 수가 없어 8월 중순경에는 완공토록 해야겠는 데....
올 가을 텃밭이 깨끗하고 멋있고 효율적인 모양을 갖추게 하려니 일거리가 많아질 수밖에 없다.
그래도 그러한 일들이 노년의 텃밭생활을 즐겁게 하는 요소들이니 힘들어도 감사하는 마음으로 노동을 할 것이다.
* 일몰 후 별빛이 좋아서... 입추 전인데 서늘한 기운이 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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