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진동 나들이

2016. 9. 6. 12:51삶의 잡동사니


 청진동에서 점심약속을 한지라 서울을 가야한다.

살고 있는 인천에서 서울을 갔다 오면 교통에 허비하는 시간이 두세 시간! 그 시간이 아까워 웬만한 경우 이외에는 서울나들이를 잘 하지 않게 된다.

 내가 점심을 내는 유사인 모임이라 신경을 쓰지 않을 수 없다.

강남은 교통이 불편하고 또 정신머리 없어 예전에 밥벌이 하던 추억이 서린 서울시청주변을 물색하다 찾아낸 맛집 박간삼으로 정하였다.

점심만 먹고 당구 한두 게임하고 귀가하는 게 뭣해서 두 시간 전에 시청역에 도착하여 주변을 어슬렁거리며 눈요기하면서 추억을 더듬어보는 시간을 갖고, 이마에 흐르는 땀을 닦으며 청진동에 들어섰다.


* 서울시청 구건물, 암만 봐도 지저분한 괴물이다. 거기다 또 지저분하게 덧칠을! 저게 문화재적, 건축학적 가치가 있기나 한건지 도무지 알 수가 없다.

* 옆쪽으로 가서 봐도 흉측스럽게 보인다, 내 눈에만 그럴까?

* 각을 달리 보아도 마찬가지다. 어서 없애는 게 좋을꺼같다.

* 서울시청 길 건너에 있는 이런 건물은 눈이 즐거워 진다. 백여년이 되어가는 대한성공회 서울주교좌성당이다. 그 안은 더욱 볼거리가 많을 것 같은데 한 번도 들어간 적이 없다.


 광화문 일대도 참 많이 변해가고 있다.

좋게도 변하지만 눈살 찌푸리게 변하거나 지저분한 것들도 꽤나 있다.

주변은 땅값 하느라 고층빌딩이 많이 올라가고, 덕분인지 골목길은 정비가 잘 되어간다.




* 동아일보 앞의 요런 볼거리가 있는 반면에......

* 요런 지저분한 광경이 도시를, 국민생활의 평온함을 망치는 거 아닐까?


너무 많이 변해 내가 이 주변에서 직장생활을 이십 몇 년을 했는데도 동서남북과 위치가 헷갈릴 정도다.

 나름대로의 랜드마크를 찾아 손가락을 들어 올리며 살펴야 다니던 장소를 가늠할 정도니 나는 이미 촌놈이 되어있음을 실감케 한다.

이리저리 목 돌리며 살피고 걸음을 재촉하며 다니니 아마 이십 리 길은 걸었나보다.


* 박보연 간장게장과 삼겹살 ㅎㅎ 식당이름 좀 이상하다. 그런데 맛 좋은 삼겹살에 비린내 없이 잘 담근 왕꽃게(우리한테만 줬다는)게장이 식사정량을 초과시킨다.

주인이 본인얼굴을 당당히 내놨다.음식의 맛깔을 책임지겠다는 뜻인가보다. 허나 좀 이상한, 사람들의 지저분한 싸인글이나 사진 등이 벽에 붙어있어 눈에 많이 거스른다.  주인의 자신있는 맛, 친절, 청결로 승부하면 족할텐데.....



 서울에서 약속이 있을 땐 미리 시간을 내어 딴 일정을 추가하는 것이 시간을 아끼고 즐기는 것이라는 걸 뒤늦게야 알았다. 매번 시간에 쫓기고 허둥대며 불평할 게 아니라 미리 가서 주변을 즐기는 지혜를 갖는 여유로움이 서울 나들이를 만족스럽게 하는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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