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8. 13. 19:30ㆍ삶의 잡동사니
이외수의 글을 읽으면 언제나 왠지 들뜬다.
소설 같지 않은 이상한 소설이란 느낌도 받았고,
몽상에 젖어 휘젓다가 책장을 덮고 나서야 이외수와 함께 이상한 나라에 나들이를 한 것과 같은 묘한 기분을 가져보기도 하였다.
요즘 애들의 머릿속을 팍팍 파고드는 언어의 구사와 요즘 사람 기준으로 제 정신이 아니면 세우지 못할 논리,
그리고 허깨비 같은 몸에서 나오는 겁 없는 독설들이 이외수의 글들에서 산뜻하게 접할 수 있는 맛이라고 생각한다.
웃기는 이야기이지만 이외수가 쓴 책을 보고는 감탄도 하고, 미친놈넋두리라고 책을 다 읽고는 내던져버리기도 했지만 신작이 나오면 그래도 놓치고 지나기 전에 꼭 장바구니에 담아둔다.
작가에 대한 각가지 무성한 소문과 스캔들 같은 것이 떠돌아 깔끔한 이미지의 작가는 아니라 하더라도 이외수가 토해내는 글들은 언제나 신선함이 들어있었다.
최근에 이외수가 티브이에 나와 대담하는 것을 잠깐 보았다.
수염은 길렀지만 세수도 하고 이빨도 깨끗하게 닦은 게 확실하다.
그리고 술 마시고 취해서 초점 없는 눈으로 노가리를 까는 모양은 전혀 없다.
언뜻 느껴지는 인상은 "자유인“ 그것이다.
그리고 도를 닦는 자유인으로서 초야에 묻혀 살아가는,
어쭙잖은 작가들은 모르는 몰입을 아는 인간임을 느끼게 한다.
세간의 풍문이 잘못되었음을 알 수 있었다.
미친놈이 제대로 된 책을 낼 수는 없다.
이외수의 책들은 분명 엉터리가 아니고, 색다른 맛을 느끼게 하는 ‘작품’이다.
이 더운 날에 끈적거리는 땀 흘리며 짜증스런 얼굴을 표하지 말고,
나이가 좀 많이 들어 나이에 어울리지는 않을 것 같아도,
청춘이 아니라도
이외수의 최근작 “청춘불패”를 읽어보는 것은 참 괜찮을 듯하다.
더워서 잠 이루기가 시간이 걸리면 더욱 좋을 것이다.
모르겠다.
내가 이외수와 코드가 좀 일치하는 부분이 있어서인지는 몰라도 “청춘불패”를 밥 한 그릇 먹고 휘딱 읽어버렸다.
재미있어서 말이다.
그리고 읽을 만해서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