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에 차례를 올리며

2016. 9. 16. 13:02마음, 그리고 생각

 한 달 넘는 무더위가 유난스러웠지만 역시 계절의 변화는 지겹던 무더위를 결국은 멀리 쫓아 보낸다.

 올해도 어김없이 추석 상을 차린다.

올 추석상차림은 예년에 비하여 좀 더 검소하게 그리고 작게 차리자고 아내와 상의했지만 역시 마음먹은 대로 되지를 않는다.

누님내외와 이모님가족이 같이 합동으로 차례를 올리지 않게 되어 우리 식구끼리 올렸지만, 둘째 아들내외도 이사와 경주지진으로 오지를 못해 지금까지의 명절 중에서 제일 적은 식구들이 모여 조상님들을 기리었다.

두 집이 제사 후 음식나누기를 하지 않는 관계로 상차림 음식을 적게 하지만 아내는 바쁘고 힘들기가 여느 때와 마찬가지이다.

그래도 형수님이 전과 송편을 만들어 오셔서 아내가 좀 편했다.

   


 차례를 올리고 나서 일곱 식구가 오붓하게 음복을 했지만 아무래도 좀 허전하다.

가까이 사는 연로하신 누님께 조카들 같이 모이지 않고 따로 추석음식도 하지 않았을 테니 점심이라도 같이하자고 했다.

말 나온 김에 조카식구들까지 같이 오는 게 좋겠다하여 여섯 식구가 더하니 점심때는 거실이 꽉 찬 모양이다.

 자식들이 화목하여야 나이들어 늙은 부모 마음이 편할 텐데 그렇지 못한 누님내외를 보면 남의 일이 아니고, 내 자식들도 또한 걱정되어 살펴보게 된다.

우습게도 내겐 그 놈들에게 나누어줄 재산이 없어 재산분배문제로 자식이 다툴 일이 없으니 형제들 간의 제일 큰 불화의 원인은 없다. 그 것도 다행이라고 하여야 하나?


 어쨌든 명절 때가 되면 궁극적으론 가정평화가 제일의 관심사가 된다.

돈 많고 불행한 사람들을 바라보면 돈 없이도 행복한 사람들이 부러움의 대상이 될 것이다. 그런데 요즈음 나보고 돈을 놓고 선택하라면 돈 다발로 손이 가게 될 것 같은 기분이다. 아마도 대부분의 많은 사람들이 돈에 홀려 당장의 단맛을 선택하는 것이 아닐까한다.

 지금 세상의 가치와 기준이 어쨌든 간에 사람으로 태어나 세상살이를 하는 한,  사람으로의 근본을 잊지 않고 욕심을 덜어내면 자신과 집안의 평화와 행복이 어려운 일이 아닐 텐데 그 반대의 선택을 하여 집안이 깨지고 불미스런 사태에 이른 것들을 바라보면 안타까운 심정을 금할 수 없다.

 추석명절을 지내면서  세상살이, 가문, 가족, 재산, 다툼 등에 관하여 부정적인 화두를 생각하지 말고 마음의 풍요와 재산과 관계 없이  행복과 평화를 기원하면서 집안식구들과 함게 즐거워하는 것이 참된 인생살이가 아닐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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