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11. 13. 22:41ㆍ밭 만들기
밭이랑을 만들면서 고랑을 낼 때에 높낮이를 맞추면서 비가 내릴 대의 물의 흐름을 고려한다.
작은 여러 개의 밭으로 이루어진 농막 앞 텃밭에는 좀 다양한 고랑이 있다.
깊이가 무릎정도까지 깊게 만든 고랑이 가로질러 두 개가 있고, 세로로 몇 개의 고랑이 붙어있어 비가 내릴 때에 밭에 물을 가두는 역할을 하기도 하며, 비가 엄청 많이 내릴 경우에는 밭에 넘치는 물이 동쪽 골짜기로 완만히 흘러가게 만들며, 아래쪽 남의 밭으로 물과 토사가 흘러가지 못하게 한 것이다.
그리고 도랑 곳곳에 작은 구덩이를 만들어 놓아서 비로 씻겨 내려가는 토사를 조금이라도 밭에 더 잡아두게 하는 임무를 부여해놓고 있다.
도랑에는 베어낸 잡초와 밭에서 뽑아낸 죽은 농작물이 들어있고, 그 것들이 나중에 삭을 때에는 수시로 흙과 함께 긁어내어 밭의 작물들을 위한 거름이나 피복재로도 이용된다.
밭고랑에 연결된 구덩이를 만들다가 아예 큰 구덩이를 만들었다.
연못과 비닐하우스 사이에 놓여있는 고랑을 넓히다가 이왕이면 미나리꽝을 만들면 어떨까하는 생각이 들어 삽질을 부지런히 해댄 것이다.
그러고 보니 그 자리는 오래전에 미나리꽝을 만들어 재미를 좀 볼까 하다가 텃밭을 오랫동안 놀리는 바람에 잡초에 묻힌 곳 옆이다.
밭을 살펴 보는 눈이 예전이나 지금이나 별로 다름이 없음에 삽질하며 빙그레 웃어보았다.
전 보다는 더 넓고 조금 더 깊게 만들고, 미나리꽝이 마르지 않도록 물을 계속 대 주어야 한다.
그러려면 연못의 물을 펌프로 올려주는 방법, 상수도를 연결하여 물을 채워주는 방법을 고려할 수 있겠으나 두 가지 다 돈을 낭비하는 방법이니 택하기 어렵다.
생각 끝에 개수대에서 흘러나가는 물을 미나리꽝까지 가도록 배수파이프를 연결하는 방법을 택하기로 하였다.
지금 어설프게 만든 미나리꽝은 봄철까지 손을 더 보아 깊게 더 파고, 바닥의 흙을 부드럽고 좋게 만들기 위해 연못의 밑바닥 흙을 긁어서 채워주고, 밭에 쌓여있는 퇴비를 듬뿍 넣어줄 것이다.
연못 둘레의 주목과 소나무가 만들어주는 적당한 그늘이 미나리꽝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