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5. 10. 22:15ㆍ밭 만들기
텃밭을 가지고 있으면서 그 텃밭에 단순하게 한두 가지 작물을 심으면 아주 쉬운 농사를 하는 것이 된다.
따라서 순전히 프로가 하는 농사를 하는 경우에는 농사로 돈을 만질 수 있어도, 취미농사의 경우 자연에서 시간을 더하여 변화의 느낌을 즐기는 아기자기한 맛과 정신적인 이완을 겸하여 지친 인생살이를 치유할 수 있는 즐거움을 갖기는 힘들 것이라고 생각한다.
나같이 7년 동안에 텃밭이 방치되어 묵밭이 된 경우 텃밭을 만들어 가는 경우에는 큰 밭을 한 번에 갈아엎는 경운을 하여 밭을 하나이든 스물이든 만들어 놓고 쉽게 작물을 심을 수도 있다.
그러나 텃밭에 워낙 돌들이 많아 경운기를 갖고 있는 마을사람들에게 밭을 갈아달라고 부탁을 하여도 들어주질 않는 형편이고, 돈을 많이 들여 포클레인으로 석발을 여러 차례 더 하든가 아니면 흙을 몇 십 차 받아 표토를 높여가며 텃밭하기를 쉽게 하는 방법도 있겠지만 그 또한 내 주관과 주머니형편으로 택하기가 어렵다.
결국 예전부터 농기계가 아닌 농기구로만 텃밭을 만져올 수밖에 없던 환경이고, 땀 흘리며 농사하는 걸 낙으로 삼았던지라 앞으로도 가지고 있는 농기구로만 텃밭농사를 하는 고집을 버릴 수가 없다.
점차 경작하는 밭을 늘려가는 입장이지만 한꺼번에 큰 밭을 만들 수가 없어 하루 이틀을 투입하여 하나씩 작은 밭을 만들어 가고 있다.
뒤덮인 잡초를 걷어내고 삽과 곡괭이로 흙을 한 삽 깊이로 엎어가며 돌멩이를 골라낸다.
그리고 다섯 평 내외의 크기의 형태를 갖추었으면 배수로의 위치를 보아가며 고랑을 먼저 낸 후 적당한 높이로 두둑을 만들어간다.
그 후에 밭에서 걷어낸 잡초를 고랑에 덮으면 내 텃밭의 작은 밭이 만들어진다.
밭에서 걷어낸 잡초와 잘라낸 잡초를 고랑에 덮는 것은 토사의 유출을 방지하고 밭 흙의 메마름을 막는 방안이며, 나중에 잡초가 삭아 거름으로 될 수 있는 것이기에 선호하고 있다.
또한 작물이 자라면서 잡초가 같이 자랄 때에 베어낸 잡초는 두둑에 덮어 멀칭을 하여 작물의 성장에 도움을 주도록 하고 있다.
잡초멀칭은 흙속에 사는 미생물의 번식에 큰 도움을 주고, 여러 가지 벌레의 서식환경을 조성하게 하므로 결과적으로 텃밭의 흙을 기름지게 만들 수 있는 것이다.
텃밭의 잡초를 사그리 없애면 잡초 잡는 일에서 벗어나겠지만, 아무리 잡초를 토벌해도 잡초는 끈질기게 텃밭에서 자라난다.
잡초를 태워 없애나 그대로 흙에 덮으나 그 결과는 마찬가지일 것이니 차라리 잡초를 맘 편하게 텃밭에 덮고 흙에 섞어서 텃밭의 일부분이 되게 하는 것이 나의 개판농사에는 알맞은 방법이라 생각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