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5. 4. 19:06ㆍ밭 만들기
어제 텃밭에서 놀며일하며 뒹굴다가 집에 왔다.
수시로 놀며 농땡이를 깐다고는 하지만, 언제나 집에 도착하고 나서는 허리팔다리손가락이 피곤하다고 아우성을 지르는 바람에 열 시간 가까이를 늘어지게 꿈나라 속에서 머문다.
어영부영하다가는 땡볕에 삽질하는 고역을 치르는 경우가 많은지라 이른 봄부터 남달리 서둘러야 하는 별다른 제천텃밭의 기후라 봄철에는 아무래도 일을 좀 많이 하게 된다.
이번에도 일주일 지내면서 농막 앞 쪽의 돌멩이풀밭을 스물다섯 평 쯤 내 맘에 들게 다시 고랑을 내며 만들었다.
모양 좋게 새로 만든 이랑에 고추모종 55개, 고구마모종 200개, 가지모종 5개, 방울토마토모종 5개, 참외모종 4개, 호박모종 4개를 심고 나니 봄비 같지 않은 많은 비가 밭 흙을 깊숙이 젖히면서 이틀간 내렸다.
올 농사는 대풍이려나 보다!
비가 멎은 사이에는 빈둥거리기 싫어 틈틈이 선낫으로 감자밭과 땅콩밭에서 고개를 왕창 내민 쇠뜨기 녀석들을 혼내주었다.
그리고 올 처음으로 뽑아내본 인분주를 살펴보니 제조원료가 텃밭주인 것이라 그런지 냄새도 전혀 역하지 않고 색깔도 고와서 200리터쯤을 받아서 고개 빼고 기다리는 텃밭아이들에게 골고루 나누어주었다.
초벌로 빼낸 인분주의 농도가 약한 것이 어린 텃밭아이들에게 딱 어울렸다.
집에서 길러본 모종도 텃밭으로 이동시켰다.
작두콩모종 8개, 허브모종 30 여 개를 텃밭의 모양에 맞추어 정성껏 심고, 텃밭 가는 길에 야생화농원에서 구입한 20여 포트의 백리향, 세덤, 허브 등을 어울리는 자리에 앉혀주고 나니 내 텃밭은 벌써 정원텃밭이 된 느낌이다.
연못가의 바위의자에 걸터앉아 해 저무는 텃밭을 둘러보니 텃밭주인이 갑자기 부자가 된 기분이다!
* 텃밭에 늦게 핀 겹벚꽃
* 연못가의 백매
* 막 잘라낸 매실나무에도 쓸 만큼은 매실이 달렸다
* 농약을 못 받는 사과와 복숭아나무들은 꽃은 예쁜데 올해도 열매는 먹을 게 없다
* 텃밭의 야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