텃밭의 초봄

2021. 3. 21. 13:19농사

 겨우내 좁아진 가슴팍을 확 펴고 기지개를 펴는 봄날이라 텃밭을 찾아 살펴보고 할 일들을 찾아본다.

아직 매실의 꽃봉오리는 크지를 못하였지만 산수유와 생강나무 꽃은 활짝 꽃잎을 피우고 있다.

텃밭 두둑 곳곳에는 쑥, 냉이, 꽃다지, 민들레, 개망초 들이 새싹을 올리고 있고, 성질 급한 애들은 자그마한 꽃들을 올리는 중이다.

 

  지난 늦가을에 파종한 마늘과 양파들이 활기차게 푸른 잎을 올리고 있다.

엄동설한을 넘긴 토종대파와 쪽파는 이미 바로 양념꺼리로 쓸 만큼 크게 자랐기에 파 값이 금값이라는 아내의 말을 듣고 한 단씩 거두었다.

 올해 자연재배면적을 늘리느라고 수확을 미뤄두었던 비닐하우스 옆의 돼지감자밭은 멧돼지가 사그리 김을 매며 돼지감자를 훔쳐 먹었다.

그래도 다시 새싹을 내밀 종자들이 많이 남아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갖고 지낼 수밖에!

올해부터 들깨를 심으려하는 산 쪽의 밭 200여 평은 멧돼지가 지렁이를 잡아 먹으려한 건지 여기저기 극성스럽게 파헤쳐 잡초제거를 하고나서도 추가로 평탄작업을 해야 한다.

멧돼지의 횡포는 아마도 내 텃밭의 추억꺼리로 남게 될 것 같다.

제천시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을 막느라 내 텃밭 북쪽의 송학산 둘레를 철망으로 둘러치는 작업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화덕에 작년에 자른 매실나뭇가지를 태워 재를 만든 다음 씨감자(4Kg)60여 개로 잘라 소독하여 감자밭을 만들어 파종 하였다.

두둑을 널찍하고 높게 세 개 만들어 씨감자를 심고, 흙을 세치 넘게 덮어주었다.

때 맞춘 듯이 봄비가 촉촉히 내려 씨감자파종을 축하하니 올해 감자 열 관은 얻을 것 같다. 

 

 멧돼지와 고라니의 침략이 방지될 것이라는 기대가 할 일을 늘게 만들 것이다.

산 쪽의 멧돼지 놀이터를 다듬어 밭을 새로 다듬어야 할 것이다.

크게 자란 산딸기 덤불과 잡목들을 토벌하느라 톱과 예초기로 열흘 이상은 땀을 빼야할 것 같다.

 

 연못의 누수가 심하지 않아 쉽게 보수를 하여 샘물이 배수구를 통해 줄기차게 넘쳐서 나가고있다.

올해 연못은 작년보다 얼굴모양이 좋을 것 같은 기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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